지역 예술인 창작공간 만든다더니…인적 끊긴 수성구 동성시장

입력 2018-11-06 05:00:00

수개월째 빈점포로 방치…리모델링 계속 미뤄져

지역 예술인의 창작문화공간으로 조성 중인 대구 수성구 동성시장 일대가 빈점포로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지역 예술인의 창작문화공간으로 조성 중인 대구 수성구 동성시장 일대가 빈점포로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지난달 29일 오후 대구 수성구 동성시장. '동성시장 예술프로젝트(DAP)'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 시장 곳곳에는 공사 자재들이 널려 있었다. 인적이 끊어진 시장 상가는 한낮인데도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찢어진 가림막 사이로 시멘트와 벽돌이 드러난 건물들이 훤하게 보였다.

인근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모(60) 씨는 "밤이면 오가는 사람도 없고 컴컴해서 위험하다"며 "가림막도 허술하게 처져있어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가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내 빈 점포를 지역 예술인의 창작 공간으로 운영하는 대구 DAP가 수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빈 점포들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우범지대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등에 따르면 DAP는 동성시장 내 빈 점포 등 유휴공간 20여 곳을 개보수해 지역 예술가들에게 작업실과 전시실, 공연장 등으로 무상 제공하는 사업이다. 가뜩이나 낡은데다 본래 기능을 상실한 전통시장에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 기회를 넓히자는 목적이다.

수성구미술가협회와 아트큐브, 앙상블굿모리, 해동한지연구회 등 입주 예술가로 선정된 13개 팀은 개별 작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류활동과 아트마켓, 교육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올 2월 입주를 시작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하려던 애초 계획은 점점 미뤄져 이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DAP 사무국만이 사업구역에 들어서 있고 나머지 공간은 모두 개보수 작업 중이다.

인근 주민들은 오랜기간 방치된 빈 점포들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서모(67) 씨는 "문화거리를 조성한다더니 6개월이 지나도록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업을 주관하는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은 "건물 노후가 심각해 보수, 보강공사를 하다보니 다소 시일이 늦어졌다"면서 "인근 주민과 입주 예술가들을 위해 늦어도 올해 안으로 개보수를 마무리짓고 개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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