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일부 구간에 신경세포 없어 스스로 배변 못하는 못하는 ‘거대결장증’
어선타는 아버지 월급 150만원, 수술비 2천500만원 마련할 길 막막

태어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은 수옹부이(가명) 양이 베트남 출신의 어머니 민팜(가명·26) 씨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수옹 양의 얼굴은 평온해보였지만 지켜보는 민팜 씨의 마음은 편치 않다. 스스로 대변을 보지 못하는 선천성 질환을 앓고 있는 수옹 양이 언제 괴로워하며 칭얼거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신경세포 없어 대장운동 못 하는 '거대결장증'
건강하게 태어난 듯 했던 수옹 양은 이내 태변이 잘 나오지 않고 배가 점점 불룩해졌다. 의료진은 수옹 양이 장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가 없어 대장이 수축운동을 하지 못하는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운동이 도중에 중단되기 때문에 배변활동이 불가능하고, 변을 배출하지 못한 대장은 점점 비대해지는 질환으로, 심하면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옹 양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관장을 하면서 배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픈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착잡하다. 민팜 씨는 "임신 사실을 모르고 감기약을 먹은 적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아기가 아픈 건 아닌가 하는 자책도 한다"며 "대변을 보려고 온몸이 발갛게 변할 정도로 용을 쓰는 딸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옹 양은 전체 결장 중에서 신경이 없는 15~20㎝ 정도를 절제하고 정상 부위를 이어주는 수술을 받아야한다. 수술 후에도 10년 이상 예후를 관찰하면서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수옹 양의 아버지 비안부이(32·베트남) 씨는 "아픈 아기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아프다. 그저 빨리 낫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2천500만원 수술비 마련할 길 막막
비안부이 씨와 민팜 씨 부부는 베트남의 작은 섬마을에서 소꿉친구로 자랐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5년 결혼으로 이어졌다.
고향에서는 부지런히 바다에 나가고 농사도 지었지만 생활은 늘 팍팍했다. 비안부이 씨는 "매달 수입이 30만원 정도였고, 부모님도 건강이 나빠 힘들어했다"면서 "고심끝에 은행 대출을 받고 지인들에게서 돈을 빌려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비안부이 씨는 경북에서 어선을 타는 조건으로 취업비자를 받아 지난해 여름 한국으로 들어왔다. 남편이 늘 걱정스러웠던 민팜 씨도 곧이어 입국했다.
올해 초 예상치 못했던 아이가 생기면서 부부는 더 열심히 일에 매달렸다. 비안부이 씨는 매일 오전 3시부터 오징어잡이나 삼치잡이 어선을 타고 종일 중노동을 견뎠다.
비안부이 씨는 "도르래로 그물을 끌어올리면 어깨가 끊어질 듯 아팠지만 가족들과 곧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말했다. 민팜 씨도 출산 한 달 전까지도 음식점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했을 정도로 억척스러웠다.
덕분에 한국에 오면서 쌓인 빚 3천만원 중 2천만원을 갚았다. 하지만 아픈 딸의 치료비를 마련할 형편은 못 된다. 비안부이 씨가 매달 받는 월급 150만원 정도로는 지금까지 누적된 검사비 300만원도 마련하기 어렵다. 앞으로 수술비로 2천500만원 정도가 들지만 마련할 방법도 막막하다.
간신히 1주일 간 휴가를 받아 아기를 보러 온 비안부이 씨가 무거운 마음으로 시외버스터미널로 발길을 향했다.
비안부이 씨는 "아픈 아기를 두고 가려니 마음이 아프다. 우리 아기를 위해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다. 은혜는 앞으로 살면서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