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시간도 SNS 인증…'공부인증', '공부BJ' 등 수험생 인기

입력 2018-11-05 05:00:00

나태 막고 동기부여 되지만…스마트폰에 시간 뺏기는 주객전도 현상도

고3 공스타/ 인터넷 캡처
고3 공스타/ 인터넷 캡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매일 공부한 시간과 학습량을 SNS에 올리는 '공부 인증'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긴장감을 유지하거나 경쟁심 또는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지만 오히려 학습 태도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요즘 SNS에서 '고3 공스타(공부+인스타그램)'을 검색하면 게시물이 쏟아진다. 공부시간과 목표 대비 도달 정도, 학습 내용 등을 빼곡이 적은 공책을 찍어 올리는 식이다. 게시물에는 '소통하자'는 헤시태그가 달리고, '내 계정에도 와달라' 등의 댓글도 이어진다.

수험생 이미소(19) 양은 "다른 수험생 학습량을 보며 자극받기도 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도 된다"고 했다.

공부 모습을 실시간 방송으로 보여주는 '공부 BJ'도 있다. 별다른 말이나 행동없이 그냥 공부하는 모습만 계속 보여주는 식이다. 한 공부방송 BJ는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나태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누적공부시간과 공부습관을 하루 또는 월 단위로 분석해주는 독서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월 이용료가 20여만 원으로 일반 독서실보다 두배 가량 비싸지만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다. 대구에도 5곳이 운영 중인 한 프랜차이즈 독서실은 가장 공부를 오래한 회원들의 순위에 따라 상금을 주기도 했다.

이 곳에서 공부하는 정모(19) 양은 "학습시간을 잘 측정할 수 있고, 관리받는 느낌이 든다. 친구와 '더 오래 공부하기 내기'를 하고 SNS에 인증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공부보다는 보여주는 모습에 치중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수험생 김모(19) 양은 "남들이 본다는 생각에 공책을 꾸밀 스티커나 펜을 구하고, 명언 모음집도 뒤져본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어지고 자습 시간에 손해를 본다"고 했다.

강영배 대구한의대 청소년상담학과 교수는 "남의 시선과 인정, 상금, 경쟁 등 특정한 장치가 있어야 성과를 내는 것은 학습의 본질과는 어긋난다"며 "이런 경향이 습관이 되면 성인이 돼서도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르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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