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위해 "모르핀까지 투여"
"팬 들을 위해 폐암의 고통 쯤이야…."
강신성일의 살아생전 행보가 또다시 팬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명예 이사장인 강신성일과 10년 넘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난달까지도 자주 통화를 했던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4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 간호사를 대동해 모르핀(순간 고통을 잊게 해주는 마약 성분의 진통제)까지 투여했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인은 살아생전 팬들 앞에 서는 스타의 마음가짐과 자세, 반듯한 복장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며 "폐암 말기라는 극도의 고통을 숨기고, 모르핀까지 투여하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팬들 앞에 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할 뿐 아니라 그 아픔을 참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며온다"고 밝혔다.

올해 7월 9일에 열린 제12회 DIMF 어워즈에도 강신성일 DIMF 명예 이사장은 아픈 몸을 이끌고 모습을 드러냈다. 고인은 행사 시작 전에 DIMF 관계자들을 격려할 뿐 아니라 객석에서도 그를 알아보는 팬들을 위해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당시 고인은 배 집행위원장에게 "속에서 끊는 기침이 나서 너무 힘들다. 계속 상태가 안 좋아지면 시상식 도중에라도 일어서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날 고인은 어워즈 행사장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내가 DIMF 명예 이사장이잖아!"라며 어깨를 펴며, 자랑스러워했다.

고인이 죽음을 앞둔 바로 그 순간까지도 스타로서 팬들을 위한 마음은 한결 같았다. '신·성·일'이라는 이름 석자는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길이 빛날 이름이다. 1960년에 데뷔한 뒤 506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상대역으로 출연한 여배우만 118명에 달한다.

파란만장했던 고인의 생애 역시 팬들의 가슴 속에는 기쁨과 실망의 순간으로 함께 기억된다. 당시 톱 여배우 엄앵란과의 연애와 결혼, 다른 여배우와의 스캔들, 대구에서 국회의원 당선,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 자서전 '청춘은 맨발이다'로 인한 파문, DIMF 이사장 당시 돈 문제(횡령의혹) 등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게 했던 굵직한 일의 당사자다.
고인의 개인적 삶은 온갖 영광과 치욕을 다 누렸지만, '대한민국 영화계의 길이 남을 국민배우'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인기 영화의 주연배우로 받은 수상실적도 화려하다. 10회 및 28회 대종영화제 남우주연상, 제41회 대종상영화제 영화발전공로상, 제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공로상, 제47회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중·고교,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에 영화판으로 뛰어들었다.
한편 부인 엄앵란은 고인의 빈소를 지켜면서, 그리움과 미움이 동시에 섞인 추모 멘트를 했다.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미있게 손잡고 구름타고 그렇게 슬슬 전 세계 놀러 다니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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