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신성일 별세] 영천시민 신성일, '별들의 고향' 영천에 잠든다

입력 2018-11-04 18:27:13 수정 2018-11-04 20:52:29

4일 영천시 괴연동 배우 신성일의 한옥 앞 정원에서 영천 지인이 묘지 만들기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민병곤 기자
4일 영천시 괴연동 배우 신성일의 한옥 앞 정원에서 영천 지인이 묘지 만들기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괴연동 신성일 한옥의 앞마당에 주인을 잃은 풍산개가 집을 지키고 있다. 오른쪽 뒤편에는 영천 지인들이 묘지 만들기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괴연동 신성일 한옥의 앞마당에 주인을 잃은 풍산개가 집을 지키고 있다. 오른쪽 뒤편에는 영천 지인들이 묘지 만들기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괴연동 배우 신성일의 한옥은 녹색 기와집으로 앞에는 사자 석조각상 2개와 석등이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괴연동 배우 신성일의 한옥은 녹색 기와집으로 앞에는 사자 석조각상 2개와 석등이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괴연동 신성일 한옥은 채약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주변 산들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괴연동 신성일 한옥은 채약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주변 산들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민병곤 기자

한옥 앞마당에는
한옥 앞마당에는 '47주년 결혼기념식수 2011.11.14 엄앵란'이라는 팻말이 걸린 벚나무가 있다. 민병곤 기자

'한국 영화계의 큰 별' 배우 신성일은 '별의 도시' 영천의 채약산 자락에 한옥을 짓고 10년 간 살다가 집 뒤의 노란 단풍을 보지 못한 채 떠났다.

영천시 하이브리드로 337-17(괴연동)에 있는 녹색 기와집은 산으로 둘러싸여 밤이면 반짝이는 별을 많이 볼 수 있다. 신성일은 별들이 쏟아지는 영천시 괴연동 한옥 앞 정원에 영원히 잠든다.

4일 괴연동에는 그의 팬들이 예닐곱 명 씩 찾아와 기와집과 앞마당, 정원을 둘러봤다. 대구에서 온 나경애(55) 씨는 "배우 신성일의 전원생활이 궁금해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보며 겨우 찾아왔다"며 "경치가 아름다운 이곳에 주차장과 안내판을 만들어 대스타를 기릴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집 앞 230㎡(70 평) 규모의 정원에는 묘지 조성 작업이 한창이다. 정원 잔디와 정자를 걷어내고 가운데 가로 1m, 세로 2m 정도의 구덩이를 팠다. 신성일은 생전에 한옥을 좋아했으며 "죽으면 이곳에 묻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신성일은 7일 이곳 한옥에서 추모식을 거친 뒤 정원에 묻힐 예정이다. 봉분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내 엄앵란도 별세하면 이곳에 함께 묻힐 것으로 보고 묘지를 만든다고 한다. 정원 가장자리에는 작은 소나무 20여 그루가 푸르게 자라고 있다.

앞마당 개울가 쪽 벚나무 5그루에는 '47주년 결혼기념식수 2011. 11. 14' 라고 적힌 팻말이 강신성일, 엄앵란, 강석현, 강경아, 강수화 이름으로 각각 걸려 있다.

한옥과 앞마당, 정원의 전체 부지는 3천300㎡(1천 평) 규모다. 130㎡(40 평) 규모의 한옥은 'ㄱ'자 형태로 방 2개와 거실 1개로 구성돼 있다. 한옥 앞에는 사자 석조각상 2점과 석등이 나란히 있다.

그는 2000년 총선 당시 선거 캠프의 여성부장이었던 영천 출신 지인의 추천으로 괴연동과 인연을 맺었다. 지인은 괴연동 원두막에 놀러온 신성일과 막걸기를 마시며 공기 좋은 이곳에 집을 짓고 살기를 권했다.

고인은 2007년 집을 지은 뒤 2008년 10월 20일 영천시 괴연동 630번지로 전입했다. 이후 대구 동구 전입과 영천시 괴연동 전입을 3차례 반복했다. 2015년 4월 서울 마포구 전입을 거쳐 2015년 다시 영천 괴연동으로 전입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영천에 주소를 둔 영천시민이었다. 15일 전 쯤에는 외국에서 치료하기 위해 영천시에 여권만료 기간이 4개월 정도 남아 빨리 재발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한옥 생활 초창기에 영천에 영상박물관을 지으려고 했다. 2009년 5월에는 마을주민들을 한옥에 초청해 생일잔치를 하기도 했다. 2013년 11월에는 영천시민들을 초청해 '강신성일과 함께 하는 영화음악회'를 열었다.

신성일은 영천시 괴연동에서 생활하며 마지막으로 '야관문'에 출연해 말기암 환자 역을 맡았던 것처럼 자신도 암으로 세상과 이별하고 '별의 도시' 영천의 한옥 앞뜰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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