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당 당협위원장 감사, 구태와 악습에 젖은 의원 모두 교체해야

입력 2018-11-02 05:00:00

자유한국당이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현지 감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당의 무기력한 모습을 볼 때,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지 미심쩍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대구경북에는 바꿔야 할 당협위원장이 그 어느 곳보다 많기에 이번 당무감사를 관심 있게 주시하는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무사안일과 무능력의 대명사였다. 빈둥빈둥 놀면서도 온갖 영화를 누렸다. 간판만 걸면 당선됐기 때문에 시민에 대한 봉사나 서비스는 눈 씻고 찾기 힘들었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뒤에서 장난질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해괴한 풍토였다.

며칠 전 끝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지역 의원은 손꼽을 정도였다. 지역 이익을 챙기기는커녕 제 앞가림도 못 하는 의원이 상당수였다.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지역 이익에 반한 행동을 하는 의원까지 있었다.

나태와 무능함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술 더 떠 ‘갑질’까지 일삼고 있음을 알고 있는가. 지역구에 내려오면 지방의원을 거느리고 위세를 부리는 것은 기본이고, 잡무나 사적인 일을 지방의원 등에게 떠맡기고 술 접대, 충성 맹세까지 받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지방선거 때 공천을 대가로 한 금전 얘기가 빠지지 않으니 얼마나 썩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감사에 당협위원장의 지역 실거주 여부, 지역 언론 보도, 인지도 등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갑질’ ‘도덕성’ 등도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 해당 지역구의 지방의원 몇 명만 인터뷰하면 금세 밝혀질 일이다. 누가 어느 계파이고 정치 성향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구태와 악습에 젖은 이들을 쫓아내는 것이 먼저다. 대구경북의 위원장 교체 비율은 한국당이 진정으로 바뀌고 있는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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