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노의 스토리텔링 카페 ]쌀 엿강정

입력 2018-10-3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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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중략-

<구르몽 낙엽,1892년>

가을이면 유난히 시집을 끼고 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여고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땐 구르는 낙엽만 보아도 정말 슬펐고 내가 마치 프랑스의 시인이라도 된 듯

구르몽의 "낙엽"이란 시는 외워질 때까지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낙엽을 밟을 때 들리는 사각사각하는 소리도 좋았고 소각장에서 낙엽 태우는

매캐한 냄새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꿈 많은 여고 시절이었으니깐요

그때의 추억을…. 기억을 천연색으로 곱게 물들인 "강정" 속에서 찾았습니다.

강정을 한입 깨물어 입안에서 씹으니 귓전에 들려오는 가볍고 경쾌한 소리

"앗~! 낙엽 너였구나.

근데 언제 이렇게 달콤해 진 거니?

그만 꿀꺽 삼켜버렸잖니"

자연색에 물든 강정 맛 덕분에 쓸쓸한 가을이 달콤한 계절이 돼버렸습니다.

"시몬 나는 맛있다. 강정속에서 들리는 가을의 소리가~"

옛날에는 설날 세뱃돈 대신 덕담과 함께 내어주던 선물이 엿강정이었답니다.

입에 들어가 바삭 부서지면서 고소하게 씹히는 맛과 오래도록 머무는 달콤함이

엿강정의 매력이지요. 잘 고아진 조청에 튀밥과 견과류를 버무려 굳어버리기 전에

네모난 판에 넣어 밀다 보면 어느새 입가엔 미소가 가득합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 알록달록하고 네모진 엿강정 만들어 떠나가는 가을의 낙엽 밟는

소리를 귓전에 가득 담아보세요.

보내기 싫은 10월의 마지막 밤이 온통 바스락거림으로 축제의 밤이 될지도 모릅니다.

*재료 : 시럽- 물 100mL, 설탕 250g, 조청(또는 물엿) 900mL 량을 설탕이 녹을

정도로 끓여서 준비한다.

파래 쌀 엿강정 : 튀긴 쌀 160g, 호박씨 다져서 80g, 시럽 100ml, 파래가루 5g

유자 쌀 엿강정 : 튀긴 쌀 160g, 유자청 다져서 40g, 시럽 100ml, 치자물 15g

딸기 쌀 엿강정 : 튀긴 쌀 160g, 대추채 다져서 40g, 시럽 100ml, 딸기가루5g

*만드는 방법

1) 깊은 볼에 시럽 반 컵(100mL)을 넣고 끓으면 튀긴 쌀을 넣고 잘 젓다가 한 덩어리로

뭉쳐질 때까지 볶는다.

2) 미리 준비한 사각형틀 위에는 비닐을 깔고 기름을 발라 준비한다.

3) 볶아진 강정을 2)의 강정 틀에 붓고 골고루 펼치고 밀대로 가볍게 밀어 납작하게

모양을 잡는다.

4) 강정이 굳기 전에 6cm*4cm로 자른 후 6cm의 중간쯤에 칼집을 한번 넣어 먹기

좋아지도록 만들어 포장한다.

*주의할 점 : 호박씨, 유자청, 대추채 등은 튀긴 쌀을 넣고 볶을 때 재빨리 섞어준다

푸드스토리텔러 노유진 youjin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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