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여기면 큰일…조기 치료 중요한 '피부종양'  

입력 2018-10-30 08:00:02 수정 2018-10-31 19:43:31

김성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성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성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진수(47·가명) 씨는 1년 전에 발견한 두피의 종기가 최근 커져 병원을 찾았다. 흔히 볼 수 있는 머리에 난 종기 정도로 생각하고 별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부위가 커지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종기를 제거하면서 조직검사를 해본 결과, 검버섯이라고 불리는 지루각화증이었다. 다행이었다. 지루각화증은 기저세포와 편형세포로부터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암으로 변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설명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사실 지루각화증과 악성종양인 기저세포암이나 흑색종을 전문의가 아닌 일반인이 구별하기는 어렵다.

3년 전부터 두피에 점이 있었던 이민규(56·가명) 씨는 최근 점의 모양이 변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은 경우다. 기저세포암이었다. 암 주변부에 대한 광범위한 절제수술을 한 뒤, 일차봉합술을 시행했다. 박규진(54·가명) 씨도 행운아는 아니었다. 30년 전부터 있었던 발바닥의 점이 2~3개월 동안 갑자기 커졌다. 피부암 중 가장 악성이라는 흑색종이었다. 흑색종은 림프관이나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성은 대구가톨릭대학병원 교수(성형외과)는 "피부의 양성종양은 흔히 볼 수 있고 생명을 위협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특히 피부암은 유럽·호주권 백인들에게 많이 생기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많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로 생각되는 수가 있다"면서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의 구별이 어렵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레저활동의 증가와 고령화로 피부암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피부암 환자는 2009년 11만 명에서 2013년 16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피부종양이란?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지방층으로 구분한다. 진피에는 땀샘·모낭 등의 피부 부속기가 포함되어 있고, 피하지방층은 지방세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경·혈관 등이 지나간다. 피부의 각 층에 포함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잉발육한 상태를 피부종양이라고 부른다. 혹과 같은 형태나 모반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피부종양은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눈다. 양성종양은 주변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를 일으키지 않는 종양이고, 악성종양은 '피부암'이라고 불리며 주변조직을 침윤하고 정상조직을 손상시키며 다른 부위로 전이할 수 있다. <관련 도표 참조>

피부 양성종양은 대부분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나 자외선 같은 외부 요인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에 피부암(피부 악성종양)은 햇빛에 의한 손상이 주요 원인이다. 또 화학물질인 비소가 피부암 발생과 관련이 있고, 바이러스 감염도 피부암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면역억제된 환자들, 예를 들면 장기이식 환자나 에이즈 환자에게서 피부암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김성은 교수는 "몸에 이상한 점이 생기거나 원래 있던 점의 색깔이 달라지거나 커지는 경우, 또 피부속으로 만져지는 혹이 있는 경우와 이유 없이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날 때, 상처에 피가나고 멈추지 않는 경우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점이 비교적 크고(6mm 이상) 모양이 비대칭적이고 경계가 불규칙하며 색이 얼룩달룩하면 흑색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피부종양의 치료와 예방은?

양성종양의 치료방법으로는 소파술, 전기소작술, 냉동요법, 레이저 요법, 박피술 등이 있다. 크기가 크거나, 주변조직을 압박하는 부위에 위치하거나, 피부암과의 감별진단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외과적 제거를 하는 것이 좋다.

악성종양은 일차적으로 수술적 제거를 해야 한다. 광역동치료, 소파 및 전기소작술, 냉동치료 등을 해볼 수 있다. 전이 여부에 따라, 또 발생부위에 따라 방사선치료나 세포독성 약물치료를 함께 해야 할 수도 있다. 악성종양은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므로 수술 후 결손부위가 크게 남는다. 이 때에는 피부이식술을 시행하거나, 주변 피부를 이용한 국소피판술, 더 나아가 (결손부위가) 아주 클 때는 먼 곳의 피판을 이식하는 유리피판술을 시행해야 한다.

김성은 교수는 "피부암 수술은 암을 완전히 절재해 재발을 방지하고 수술 후 눈, 코, 입과 같은 안면 구조물의 뒤틀림을 최소화 하면서 흉터를 최대한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통 기저세포암은 0.5~1cm, 편형세포암은 1~3cm, 악성 흑생종은 2~3cm 이상의 정상조직을 함께 제거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도움말 김성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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