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 2일 WS 3차전…구원 투수 이볼디 97개 투구·커쇼가 대타로

입력 2018-10-27 18:39:54

17회초가 진행되는 중, 다저스타디움의 시계가 11시 59분을 가리켰다.

역사적인 '무박 2일의 월드시리즈 기록'이 눈앞에 다가오자 일부 관중들이 카운트다운을 했다.

자정이 되자 다저스타디움 기자석에서는 '굿모닝'이라는 장난스러운 인사가 오갔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 10분에 시작한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은 자정을 넘어 오전 12시 30분에 끝났다.

10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만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연장 18회, 7시간 20분의 혈투를 펼쳤다. 다저스는 18회말 터진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다.

혈전이 이어지면서 진기한 장면도 속출했다.

월드시리즈 최장 이닝, 최장 시간 기록은 일찌감치 깨졌다.

월드시리즈 종전 최장 이닝은 14회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맞붙는 2005년 3차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뉴욕 메츠가 격돌한 2015년 1차전, 1916년 보스턴과 다저스(당시는 브루클린 다저스)의 2차전이 14회까지 펼쳐졌다.

종전 월드시리즈 최장 시간 기록은 2005년 3차전에서 나온 5시간 41분이다.

다저스와 보스턴의 경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포스트시즌 최장 이닝 타이기록과 최장 시간 신기록까지 나왔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는 18이닝 경기가 이날까지 총 3번 열렸다. 2005년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휴스턴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8회 혈전을 펼쳤고, 2014년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8회까지 경기하며 6시간 23분 동안 싸웠다.

하지만 다저스와 보스턴은 종전 기록을 1시간 가까이 뛰어넘는 7시간 20분의 혈투를 벌였다.

경기가 길어지니, 낯선 장면이 속출했다.

다저스는 연장 17회말에 투수 클레이턴 커쇼를 대타로 내세웠다.

보스턴의 과감한 투수 기용은 여러 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25일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9회말 등판해 ⅔이닝을 소화했다. 프라이스가 선발 등판한 지 이틀 만에 등판한 건, 개인 처음이다.

연장 12회에는 4차전 선발로 예상했던 네이선 이볼디가 등판했다. 이볼디는 무려 97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3피안타 2실점)을 책임졌다. 이볼디의 97번째 공이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졌다.

투혼을 불사른 이볼디는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동시에 월드시리즈 역대 구원 투수 최다 투구(종전 찰리 허프의 90개) 신기록을 작성했다.

먼시는 1988년 1차전 커크 깁슨 이후 30년 만에 탄생한 '월드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다저스 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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