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대통령의 시선

입력 2018-10-27 05:00:00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한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때보다 더 떨어졌다. 기업 투자는 얼어붙었고 고용지표는 최악이다. 미국'중국 경제는 호황이라도 누린 뒤 정체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침체를 헤매다 더 나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위기를 돌파해야 할 정부의 철학'능력 부재다. 정부는 땜질식 처방만 남발하고 있다. 며칠 전 내놓은 고용대책이 대표적이다. 국민 세금으로 1~2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만 쏟아냈다. 1천 명에 이르는 국립대 에너지 절약 도우미는 빈 강의실에 전등을 소등하는 게 일이다. 정부가 단기 일자리로 고용지표를 끌어올리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현장 목소리를 안 듣는 독불장군식 행태도 개선 기미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총궐기 국민대회까지 열었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는 전국에 560만 명이나 되지만 동질성이 떨어져 조직화하기 어렵다. 조직화한 노동자나 교사처럼 자영업자들이 하나로 뭉쳐 정치적 입장을 표출한다면 정부가 이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는데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심은 남북문제에 쏠려 있다. "경제 현안에 대한 대통령 보고 일정을 잡기가 힘들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련 보고 일정이 워낙 빡빡하게 잡혀 있어 빈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청와대 한 경제 참모 발언이 한 신문에 보도됐다. 대통령이 경제 현안에 쓰는 시간이 적다면 분명히 문제다.

대통령이 어디를 바라보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국정의 힘이 거기로 결집해 해결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시선은 이제 경제로 향해야 할 때다. 그래야 경제 위기 돌파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와 장관, 청와대 참모를 모아 매일 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남북 화해 못지않게 경제에 문 대통령이 올인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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