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용노동청장실 점거 농성 보름째…장기화 조짐

입력 2018-10-25 17:29:53

청와대 관계자 현장 방문해 상황 파악…민노총 “권혁태 청장 직위해제해야”

민주노총 대구총파업투쟁본부는 25일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릴레이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형 기자
민주노총 대구총파업투쟁본부는 25일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릴레이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형 기자

민주노총이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돌입한 청장 집무실 점거농성(본지 15일 자 8면 보도)이 보름을 넘기는 등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노총 대구총파업투쟁본부는 25일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에서도 권 청장 퇴진 문제가 거론됐고, 청와대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와 대구고용노동청은 묵묵부답"이라며 "노동자 대표 50명이 릴레이 단식에 돌입하는 등 규탄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현재 임성열 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등 민노총 간부 4명은 대구고용노동청장실을 점거한 채 9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약초액과 소금, 물에만 의지해 청장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노조 간부는 건강 악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정종희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24일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하고 달성군의 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단식에 참여 중인 이승민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권혁태 청장 직위해제 조치나 업무배제 명령이 나오기 전까지는 농성을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25일 임성열 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등 민노총 간부 4명이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실에서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주형 기자
25일 임성열 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등 민노총 간부 4명이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실에서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주형 기자

농성이 계속되면서 지난 18일 청와대 관계자가 집회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9일 민노총은 권 청장의 직위해제와 대구 노사평화의 전당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했다.

민노총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권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지만 최대한 빨리 고용노동부에 해결을 촉구하도록 말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측은 "청와대가 고용노동부로 연락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권 청장의 직위해제는 공무원법상 징계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검찰 수사에 따라서 확인돼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농성이 길어지면서 대구고용노동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임금체불 문제로 방문했다는 문 모(47) 씨는 "집회 때문에 2주일 전에 약속됐던 근로감독관 면담이 1주일 연기됐다"고 불평했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업무는 별다른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권 청장과 관련해 다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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