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프리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입력 2018-10-29 05:00:00

김기영(매일신문교육문화센터 연구실장)
김기영(매일신문교육문화센터 연구실장)

2022 대입 개편안 발표이후 현 고1부터 적용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는 고1 학생의 경우 올해는 대부분 공통과목 위주로 편성되어있어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교육과정의 변화를 크게 체감하지 못 하고 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는 내년부터는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 중 개별 학생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야 하므로 개인별 과목 선택의 차이가 생기게 될 것이다. 물론 현 고1의 경우는 진로선택과목이 일반선택과목과 같이 9등급제의 평가기준이 적용되기에 개인별 과목 선택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일선 학교현장에서도 학생들의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지만 평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고교에 입학하는 중3학생들의 경우에는 진로선택과목이 A/B/C 3단계 성취수준으로만 제공되므로 학생들의 과목선택에 따른 편차가 현 고1보다는 증가할 것이라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과 그에 따른 학습준비를 해야 하는 지를 서울대입학처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교생활 가이드북'을 최근 공개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학과별로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 단위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대학에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위해 어떤 학습방법이 필요한지를 먼저 입학한 학생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전공분야와 관련하여 고교 재학 중 어떤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인문/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은 윤리와 사상, 세계사, 정치와 법, 사회문화 등 자신의 전공과 관련 된 과목과 확률과 통계, 정보 과목을 권장했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공하는 '사회문제탐구' 수업을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별 학업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한 과목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영역의 탐구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함을 밝히고 있다. 자연/공학대학의 학생들은 수학, 과학 전체 과목에 대해서 언급했으며 특히, 학과와 상관없이 과학Ⅱ 과목의 중요성을 '대학교에서 배우는 맛보기 버전'이라고 표현했다. 과학Ⅰ 보다 학습부담이 늘겠지만 어차피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하려면 피해 갈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학과별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과목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제공하는 탐구역량을 키우기 위한 기저과목인 교양교과(군)나 진로선택과목, 전문교과 등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울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학생이 이수하고 싶은 과목이 단위학교에서 모두 개설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현실도 반영했다.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경우에는 과목과 관련된 독서, 인터넷강의 등의 학습 콘텐츠의 활용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 지역에서는 활성화 되진 않은 'K-MOOK', 'SNUON' 같은 인터넷 강의 활용을 예시로 보여주었다.

서울대는 또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진정한 공부는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가장 빈도수가 높은 학습방법은 혼자서 학습할 수 있는 능동적 학습을 꼽고 있다. 조금 식상한 면이 있는 대답이라 할 수 있지만 능동적 학습과 함께 언급한 독서를 생각해 보면 위 대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폭넓은 독서활동을 학과와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고등학교에서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이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목에서 요구하는 학업역량을 키우기 위한 도구로서의 독서활동이 필수적임을 애기하고 있다. 단순히 문제풀이 학습능력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과 사고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독서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새로운 대입 개편안이 나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전의 교육과정과 대입제도에 익숙한 학습방법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은 여전히 학교현장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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