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정희 흔적 지우기 대신 구미시장은 구미 살리기에 힘 쏟아야

입력 2018-10-23 05:00:00

장세용 구미시장이 시청 조직에서 새마을과를 없애고 내년부터 모든 행사에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했다. 구미시는 새마을과 폐지 등을 담은 조례안 입법을 예고하고 시민 의견 수렴, 의회 통과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행사에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새마을과 폐지와 행사에서 새마을 명칭을 빼기로 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중 하나다. 앞서 장 시장은 박 전 대통령 서거 39주기 추모식과 101돌 탄신제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구미시는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건축 중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명칭도 구미 근현대사 박물관 또는 구미 공영박물관으로 바꿀 방침이다.

장 시장은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란 논리를 내세웠지만 일련의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 새마을과 폐지, 행사에서 새마을 명칭을 빼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떠나 새마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하나란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새마을을 배우겠다며 구미시를 방문한 외국인에게 공무원이 새마을이 적히지 않은 명함을 내밀 것인가. 다른 시·군에서는 멀쩡하게 존치하는 새마을과를 박 전 대통령 고향인 구미시가 앞장서 없앤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구미의 오늘을 있게 한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에 구미시장이 참석하지 않고 박 전 대통령 생가 옆에, 그의 자료가 대부분인 역사자료관을 만들면서 박 전 대통령 이름을 빼는 것도 불합리하다.

수출이 급감하고 산업단지가 활력을 잃는 등 구미는 위기에 처했다. 이를 잘 아는 장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진보·보수 싸움 와중에 진보 주장만 받아들여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보다는 43만 구미 시민의 힘을 모아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고 구미 발전을 도모하는 게 장 시장이 힘써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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