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의원, 한국당 의원 맞나요" 김천 한국당 당원 뿔났다

입력 2018-10-19 05:00:00

18일 오후 김천시 신음동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소 건물 외벽에 무소속을 연상케 하는 흰색 바탕의 검정색 글씨체 간판이 붙여져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8일 오후 김천시 신음동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소 건물 외벽에 무소속을 연상케 하는 흰색 바탕의 검정색 글씨체 간판이 붙여져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무소속입니까, 더불어민주당입니까?"
18일 오후 김천에 있는 송언석 국회의원 사무실 앞. 건물 외벽에 걸린 '국회의원 송언석'이라는 글자 색깔과 바탕색을 본 시민들이 의아해 했다. 한 시민은 "자유한국당 로고가 안 보여 흰색 바탕을 보면 송 의원이 무소속인 것처럼 보이고, 옆 벽에 걸린 파란색 이름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천이 지역구인 송언석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주요 홍보 수단에서 한국당 색깔을 지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 구설에 올랐다.
지역구 사무소 외벽 간판에 한국당 로고를 삭제한 것은 물론 블로그, 현수막 등에서 한국당 명칭 및 색채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이 속한 한국당의 당 색깔은 붉은색이다. 하지만 송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 외벽에 있는 세로로 된 이름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사용했다. 특히 건물 제일 위쪽에 설치한 가로 간판에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이름을 적었다. 흰색은 무소속의 상징색이다.
색으로만 정당을 판단할 경우 흰색 바탕을 본 사람들은 송 의원을 무소속으로 보고, 파란색 이름이 걸린 벽을 보면 민주당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건물 1층 출입문 옆 간판에만 한국당 당명과 로고가 있을 뿐이다.

송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는 정치가에서는 '명당'으로 통한다. 이 사무소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의원 시절 사용했던 곳이다. KTX 고속철 상하행선을 타거나 경북고속도에서도 사무소와 이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지난 6월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불과 493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송 의원이 고전하면서 한국당 색깔을 지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지역구 사무소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송 의원의 블로그 등에도 한국당이라는 표기를 찾기 힘들다. '국가대표 경제전문가 송언석'이라고 소개돼 있다. 이에 앞서 송 의원은 지난 추석 때도 현수막에 당명이나 로고를 표기하지 않고 '국회의원 송언석'이라고만 표기해 논란은 있었다.

김천지역 한 한국당 당원은 "이철우 전 의원의 사무실을 승계해서 쓰면서 당 로고를 뺀다는 것은 한국당 당원으로서 실망스럽다"면서 "당 로고를 뺀다는 것은 정당의 지지도에 따라 당을 바꾸겠다는 것 말고는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한국당 당원은 "정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외부에 자기 소속 정당을 알리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해당 정당 국회의원이란 것을 부끄러워 하는 거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언석 의원실 관계자는 "김천 사무소 외벽 간판에 빨간색을 쓰지 않은 이유는 내년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당명, 당 색이 바뀔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면서 "추석 때 현수막에 당 로고가 표기가 되지 않은 것은 업체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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