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피했지만 中경제는 여전히 '가시밭'

입력 2018-10-18 14:50:07

금융시장 불안 속 부채 리스크 경고음…경제성장률 둔화 '발등에 불'

중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의 위기는 피했지만 여전히 경제 곳곳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자본시장과 외환 시장이 계속 불안정하면서 안정적인 '중속 성장' 유지마저 위협받아 중국 당국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미중무역전쟁 심화로 가장 타격을 받은 분야는 증시와 외환 시장이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17일 2,571.61로 거래를 마쳐 지난 2월 고점 대비 29%가량 폭락했다. 지난 2006년 5월의 사상 최고점인 5,178.19와 비교하면 50% 이상 폭락하면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또한 환율조작국 모면이라는 호재에도 18일 오전 10시 5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6% 떨어진 2515.73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강도 높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으로 민간 기업들이 최대주주 또는 자사주를 담보로 해 증권사 등 비은행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증시 급락은 곧바로 금융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 말을 기준으로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된 상장사의 주식 가치는 5조위안(약 8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급등하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중국 경제에 큰 부담거리다. 최근 6개월간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 넘게 추락했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6.4대까지 오르면서 중국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7에 근접해 있다.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어 수출 기업들에는 도움이 되지만 환차손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투매로 이어지면서 중국 증시와 채권 시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 리커창 중국 총리는 최근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위안화의 일방적 평가절하는 단점은 많고 이익은 적어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수출을 자극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도 뚜렷하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작년 1분기 6.9%에서 계속 둔화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7%를 기록해 1분기의 6.8%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19일 발표될 예정인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하락한 6.6%로 예상된다. 이는 2009년 1분기의 6.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기하강은 금융 및 사회적 긴장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리더십에 거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기하강은 중국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여겨지는 부채 위기 문제를 터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경제 위기론'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부채 증가액의 43%를 중국이 차지했다.

지방 정부의 숨은 채무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금조달기관(LGFV)을 거쳐 숨겨진 중국 지방 정부의 부채가 최대 40조 위안, 즉 6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면서 "이것은 아주 거대한 신용위기를 내포하고 있는 채무 빙산"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거대한 채무 빙산을 향해 다가가는 타이타닉호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는 모습. 연합뉴스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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