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두류공원의 단풍진 낙엽길

입력 2018-10-18 11:59:25

유병천 E.Worl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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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행복은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가을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에서 찾아온다 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을을 느끼는 쉼이야말로 이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가을은 삶의 쉼표 같은 역할을 한다.

10월 중순의 쌀쌀하면서 청량한 느낌의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완연한 가을'은 지친 마음을 풀어주는 바람과 신선한 날씨를 제공한다.

푸른 가을 하늘이 그리워져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오랜만에 느끼는 맑고 청명한 가을의 상쾌함은 눈 안에 들어온 대구 83타워를 따라 하늘을 뚫어버릴 듯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가을은 이월드와 대구 83타워가 있는 두류공원으로 대구 사람들을 이끈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공원은 멀리 단풍놀이를 떠나지 못한 도시민들로 북적거린다. 돗자리를 깔고 와인잔에 젊음을 이야기 하는 청춘들이 머물다간 자리는 이내 또 다른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 대구의 가을은 공원을 품고 공원은 사람들을 살포시 안아준다. 낭만적인 단풍과 낙엽이 휘날리는 두류공원의 가을이 뉴욕 센트럴파크의 가을 못지 않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10월이면 전국 각지에서 가을의 쉼을 만끽하기 위한 다채로운 축제가 열린다. 젊은이들의 열기가 가득한 대학교 축제부터 가을 가을한 꽃축제까지 하루도 쉴 날이없다.

대구도 예외가 아니다. 10만평 핑크빛 물결 '하중도 코스모스 축제', 83타워에서 펼쳐지는 로맨틱한 맥주 축제 '옥토버 페스티벌', 산 전체 오색빛깔 물결 '팔공산 단풍축제' 등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들이 가을을 수놓는다. 축제라는 일상에서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 속에서 사람들은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한다.

행복은 여유에서 나오고 여유는 삶의 쉼표다.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뭇가지 사이로 곱게 물든 가을빛을 눈에 담는다. 대구 도심 전체에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을 햇살이 금세 사라질세라 연신 눈도장을 찍으며 가을을 예찬해본다.

날씨도 하루 하루 사뭇 다르다. 어느새 시월 중순이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에 나오는 뉴욕의 가을 센트럴파크 산책 장면을 떠올리며 대구의 가을 두류공원 단풍진 낙엽길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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