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지난 해 현재 593만 가구로 애견 인구는 이미 1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개는 단순히 돌보고 키우는 존재를 넘어서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겨지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애완동물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바로 유기견 문제다. 매년 버려지는 개는 10만 마리에 달하고 이중 상당수가 안락사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처음엔 예쁘고 귀여워서 입양했지만 싫증이 나거나 질병이 걸리면 쉽게 버리는 경우가 많다.
애견 유기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훈련의 까다로움이다. 즉, 효과적인 훈련법이 있어 말썽견들이 주인의 뜻대로 훈육된다면 버려지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애견 훈련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견을 입양했던 지은이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유기견(뽕실이)을 모범견으로 변모 시켰고 그 과정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적은 비용, 작은 소폼 활용한 훈련법 소개
흔히 반려견을 키우려면 손이 많이 가고,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강아지 훈련이 어렵지 않으며 돈도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변의 간단한 사물을 활용해 필수 훈련만 시키켜도 동물과의 '동거'가 가능하다는 것.
지은이가 말하는 필수 훈련이란 적응 훈련, 배변 훈련, 분리불안 훈련이다. 이정도만 가르쳐도 강아지와 공존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 게다가 저자의 훈련 소품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종이컵, 수건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도 들지 않는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훈련인 배변은 패드 몇 장이면 충분하다. 먼저 강아지가 배변했으면 하는 장소에 패드를 깐다. 그리고 강아지 소변을 닦은 휴지를 패드 위 한 곳에 놓는다. 그 다음엔 패드 주위에 간식을 여러 개 뿌려 놓는다. 그러면 강아지가 간식을 먹으려 기웃대다가 패드 위에 소변을 보게 된다. 이때 반드시 칭찬과 함께 사료를 많이 준다. 그럼 앞으로 강아지는 그 패드 위에서만 소변을 볼 것이다. 이렇게 배변 훈련은 간단히 끝이다. 배변 훈련에 필요한 것은 패드 몇 장과 간식, 칭찬, 그리고 주인의 인내 뿐이다.
분리불안(강아지가 주인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방지법은 더 간단하다. 구겨진 종이컵 안에 간식 몇 개를 넣고 집을 나서기 전에 집안 구석구석에 숨겨놓는다. 그럼 강아지는 종이컵 안에 든 간식을 찾기 위해 주인이 나가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몇 시간이고 종이컵 찾기에 혈안이 된다. 이로써 분리불안도 자연스레 해결이 된다.
◆유기견 '뽕실이' 만나 후 훈련법 하나씩 정리

지은이도 처음부터 훈련의 고수는 아니었다. 첫 강아지인 로디멜을 키울 당시 그녀는 로디멜이 그저 '지랄견'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로디멜이 하늘로 떠나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하늘 아래 문제견은 없다, 다만 훈련시키지 않는 주인만 있을 뿐'이라는 걸.
로디멜에게 미안했던 지은이는 죄책감에 다신 개를 기르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불행한 처지에 있는 강아지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더 나은 주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지은이는 전문가들의 이론서에서부터 개인들의 경험담, 전설까지 골고루 읽으며 공부했다.
그럴 즈음 이책의 주인공 유기견 '이뽕실'을 만났다. 다리가 살짝 불편한 믹스견인 뽕실이는 믹스견인데다 장애까지 있어 아무도 입양하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망설임 없이 뽕실이를 택했다.
지은이는 뽕실이와 생활하며 꼭 필요한 기본적인 규칙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종합했다. 그리고 게을렀던 본인의 성향에 맞춰 매우 심플하고 간소한 훈련법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최소소 훈련법'이다.
◆훈육 통해 반려견과 인간의 공존 모색
이 책에서 소개하는 훈련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사소한 눈빛이나 소소한 행동을 반복하고 기다리는 것이 전부다. 주인이 여유가 넘치는 눈빛으로 행동하면, 개들의 마음에는 평화와 안도감이 찾아온다.
지은이는 "개가 '저 게으른 주인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하겠어?' 라는 '정적인 행동'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며 "게으른 주인의 성격이 강아지 훈련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요즘 유기견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말을 안 듣고 사고만 친다고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지은이는 이들에게 힘들이지 않아도 누구나 충분히 강아지를 키우고 훈련시킬 수 있으며, 문제견이라고 탓하며 강아지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즉 이 책은 단순히 훈련법을 알려주는 '기능서적'이 아니라 반려견을 훈련시킴으로써 동물과 사람이 더욱 오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는 '인문서적'인 것이다. 214쪽, 1만2천원.
◆팁=개의 성격 버리는 6가지 행동
▷소리 지르기=주인이 소리 지르면 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다음에 또 해야지"
▷금방 화냈다가 금방 달래주기=그러면 다음에 또 화내도 말을 안듣게 된다.
▷화낸거 미안하다고 간식주기=화를 낼 때마다 결국 주인만 더 힘들어진다.
▷때리기=매질을 해도 소용이 없다. 어차피 개들은 한시간 전의 일은 기억 속에 없다.
▷일관성 없는 행동=같은 일을 했는데 어떨 때는 무시하고 어떤 때는 때린다면 개는 규칙이 무엇인지 배울 수 없다.
▷자발적 노예=개가 소파 위에서 공을 떨어뜨릴 때마다 공을 주워준다면 개는 '주인님은 오늘부터 내 밥이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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