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도로공사, 언제쯤 구태 경영 개선할 것인가

입력 2018-10-17 05:00:00

한국도로공사의 구태 경영이 국정감사장에서 도마 위에 올랐지만, 그 악습이 고쳐질지 의문스럽다. 도로공사는 매년 크고 작은 문제점을 노출하고는, 국감이 지나고 나면 또다시 과거 관행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의원들로부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일자리 창출 뻥튀기 보고, 지역 공헌도 부족 등을 질타받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졸음쉼터 화장실을 개선하면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졸음쉼터 화장실 개선사업에 전라도의 한 업체가 전체 145곳 가운데 108곳을 수주해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전라도 출신이어서 전라도 업체를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니 참으로 우스꽝스럽다.

도로공사의 해명은 훨씬 가관이다. 정부 경영평가 지표에 여성기업 구매가 의무화(구매 예산의 6% 이상) 되어 있어 이 회사 제품을 쓰게 됐으며 여성기업 제품은 5천만원 이하일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변명했다. 다른 여성기업인이 이 해명을 들었다면 분노할 수밖에 없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태의 전형이다.

도로공사가 공기업이라면 권역별 지역별로 분리 발주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낡은 관행과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된다.

도로공사가 국토부에 고속도로 주유소·휴게소에서 총 4만6천4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부풀려 보고한 것도 구태 경영의 표본이다. 한 사람이 5년 근무할 경우 일자리 5개가 창출된다고 계산했다니 웃고 넘기기에는 심각한 사안이다. 법으로 보장된 영리사업을 하면서 국민 서비스나 지역 공헌도는 미미하고 허술한 것이 도로공사의 현주소다. 심기일전해 분위기를 쇄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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