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진행자 개그맨 이승윤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

입력 2018-10-16 17:20:45 수정 2018-10-16 19:32:55

개그맨 이승윤
개그맨 이승윤

개그맨 이승윤이 15일 매일신문 8층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를 찾았다.

이승윤은 산 속이나 무인도 등 외딴 곳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진행자로 알려진 개그맨이다. 올해로 방영 7년째를 맞는 '나는 자연인이다'는 종편임에도 꾸준히 시청률 6, 7%대를 기록하고 있는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다.

특히 중·장년층에 인기가 많은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강연장에 들어서자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수강생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승윤을 맞았다.

이날 이승윤은 '자연인을 통해서 본 우리의 삶'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근"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단순히 돈을 벌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배운 점이 많다"며 "참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소위 '짤방'이라는 형태로 공유되며 화제를 모은 '전설의 눈빛' 사진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자연인이 카레라이스에 썩은 생선 대가리를 얹어 주자 정색하는 이승윤의 표정이 담긴 해당 사진에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힐링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이라며 단독 진행자 제안이 와 수락하고 첫 촬영을 갔을 때였다. 자연인 분이 밥을 차려주는데 시장에서 얻어온 생선 대가리를 넣었는데 냉장고가 없어 전부 썩어있었다"며 "당시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시청률이 예상보다 높아 지금까지 눌러앉게 됐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승윤은 자연인들의 진솔한 얘기를 끌어내는 비결을 '시간과 노력'이라고 소개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만큼 사람의 마음을 얻기에 좋은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깊이 있는 얘기를 이끌어내려면 결국 친해져야 한다. 친해지는 방법은 결국 오랜 시간을 두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것 뿐"이라며 "방송에 나가는 5분 정도 분량을 위해 2, 3시간을 얘기한다. 꼭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이 있어 기존 1박2일이던 촬영기간을 2박3일로 늘렸다. 자연인들이 오래 감춰왔던 얘기를 털어놓고 후련하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 '나는 자연인이다'를 진행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 자연인들을 만나서 가장 많이 한 질문이 '안 불편하세요?'와 '왜 산에서 사는게 좋으세요?'였다. 도시의 편한 삶을 내려놓고 굳이 수도도, 전기도 없는 오지에서 사는 분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자연인들은 주로 경쟁이 없다는 점을 가장 좋은 점으로 꼽았다. 풍요롭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나자 수강생들의 질문세례가 이어졌다. 수강생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단연 섭외 문제였다. 실제로 6년이 넘는 시간동안 방영을 이어가며 방송에 나온 자연인만 300명을 훌쩍 넘는다.

그는 "처음에는 사례가 고갈될 것을 걱정했는데 방송을 보고 산 속으로 들어가신 분들도 많다. 산에 들어온 지 3, 4년 밖에 안된 분들을 요즘 많이 뵙는다"며 "귀농, 귀촌을 생각하는 분들이 적잖다. 섭외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자연인을 촬영하다 겪은 위험한 일화를 소개하며 얻은 교훈을 전하기도 했다. 산 속에서 촬영하던 중 장수말벌에 어깨를 쏘인 것.

그는 "어깨에 쏘인 거라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이 혼미해졌다. 매니저 차에 실려 응급실로 가던 도중 기절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는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채우기 바쁩니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진행하면서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지나치게 욕심내지 않는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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