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山二水의 고장!
김산, 감문, 금릉으로 불리었던 김천은 산이 높고 많아서 외부와 접촉이 많지 않을 듯하지만,예로부터 충청, 전라, 경상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추풍령휴게소)이며 문경과 함께 경상도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북서쪽으로 황악산이 우람하게 자리하고 남동쪽은 금오산이 감싸 안아 포근함을 느끼는 지형이다.
직지천이 만든 금릉평야, 감천이 만들어 놓은 개령평야가 풍족함을 주는 고향 같은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투박한 사람들이 삶을 이어오는 인심 좋은 고장인 듯하다.
김천에는 '직지사 빼고는 갈 만한 곳이 있을까'하는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섬계서원, 개령·김산·지례향교 등 유교문화,청암사, 수도암, 봉곡사 등 불교문화와 옥류정, 방초정, 장전폭포의 절경과 전통 전래놀이 빗내농악이 있고 향토음식으론 지례흑돼지,당도 높은 김천 포도, 조마감자가 유명하다.
많은 볼 거리와 문화유산이 산재한 김천은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청정지역이 자랑이다.
오늘은 방초정, 청암사, 연화지로 가을 여행을 떠난다.

▶방초정(芳草亭)
산이 높고 물이 맑은 즉 산고수청(山高水淸)의 고장 답게 김천은 옥류정, 모성정, 수도계곡, 무흘구곡, 장전폭포, 용추폭포 등 경치 좋은 곳이 많다.
일반적인 정자는 물 좋고 경관 좋은 계곡에 위치하나 방초정은 계곡이 아닌 마을 앞 너른 들판을 앞마당으로 삼아 세워져 있음이 특이하다.
배롱나무 꽃의 붉디 붉은 꽃망울들이 푸른 들판과 어우러진 모습은 청아하면서 고풍스런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이 정자는 구성면 상원리에 있다.
조선 선조 때 부호군(副護軍)을 지낸 이정복(李廷馥)이 1625년(인조 3녀)에 건립한 정자다. 그 후 1689년 손자 이해가 중건하고 1736년 큰 홍수로 유실된 것을 이의조가 3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에 이층 구조로 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누정(樓亭)이다. 특이한 점은 아래층에 아궁이가 있어 군불을 피워추운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자 옆에는 아담하고 조그마한 건물이 있다.
자세히 들어다 보면 붉은 바탕에 하얀 글씨로 '절부부호군이정복처증 숙부인화순최씨지려(節婦副護軍李廷馥妻 贈 淑夫人和順崔氏之閭)'란 정려비가 눈길을 끈다. 열녀, 충신, 효자 등의 정려비는 많이 보았으나 절부(節婦:목숨을 끊으면서 절개를 지킴)는 다소 생소하다.
정자에 오르면 시원한 들판과 소박하게 만든 인공연못과 애절하게 느껴지는 백일홍이 또 다른 느낌이다.
들판 가운데로 가서 백일홍 연못을 끼고 이 정자를 찍으면 그림 같은 사진이 된다. 입장료는 없으며 주차 공간은 넉넉하다.

▶청암사(靑岩寺)
수도산을 끼고 있는 증산면은 많은 폭포와 뛰어난 경관은 숨겨놓은 천년의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증산면 평촌에는 천년의 불심을 이어오는 산사 청암사가 있다. 신라 헌안왕 3년(859) 도선국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조선 인조25년(1647) 허정 혜원조사에 의해 제1중창에 이어 여러차례 중창 및 증개축으로 현재의 가람을 갖추었다고 한다.
1711년 경부터 회암 정혜조사에 의해 강원으로서 명성을 날렸으며, 지금은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약100여 명의 스님들이 수학하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청정도량이다.
대적광전의 본존불인 비노자나불좌상(보물 제307호)이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인자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
대적광전 앞 마당에 있는 보물 제297호인 동·서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군더덕이 없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관심있게 보시길 권한다.
사찰 주위는 맑은 물, 깊은 계곡 깨끗한 공기는 찾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준다. 20년 이상 전국의 많은 사찰을 다녀 보았지만,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압권이다. 입장료는 없다.

▶연화지(蓮花池)
교동에 있는 연화지는 조선 초기에 농업용수관개지로 조성되었던 저수지로 물이 맑고 주위 경관이 좋아 많은 풍류객들이 찾는 명소이었다.
삼산이수(三山二水)를 형상화하여 못 가운데에 세 개의 뫼(山) 봉우리를 쌓고 또한 봉황대를 지어 이 정자에서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1993년 시민휴식공원으로 조성되어 많은 시민들이 찾고있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이면 수 만 송이의 연꽃이 천상의 세상인 양 화려함을 뽐낸다.도보로 약5분 거리에는 김산향교가 있다.
산 중턱 급한 경사지를 3단으로 꾸며 조성한 대지위에 남향으로 앉아 마을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곳에 있다. 고려 말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여느 향교와 같이 전학후묘(前學後廟)로 배치되어 있다.향교가 있는 동네임으로 교동(敎洞)이다.
tip:
*가는 길: 경부고속도→동김천IC→3번국도→구성면 방초정(소요시간 약1시간 20분)
*직지사:418년(눌지왕 2) 아도화상이 창건한 직지사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이절 주위에는 테마가 있는 직지문화공원, 황악산하야로비공원, 백수문학관, 세계도자가 박물관이 있어 반나절 이상 여유 있게 곁들어 볼 수 있다.
*황가네석쇠불고기(054-434-7894): 양질의 담백질과 지방, 머리가 좋아지는 DHA가 많이 함유되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는 지례흑돼지는 맛 또한 담백하고 쫄깃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김천을 대표음식이다.지례농협 맞은 편에 있는 이 식당은 넓은 실내와 정갈함이 으뜸이다. 석쇠불고기(국내산) 200g 8천원이다.
글 사진 이승호 답사마당 원장 leesh06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