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불효자는 웁니다'

입력 2018-10-16 23:00:00

수개월 전 뇌경색, 치매 찾아온 모친 병 간호도 힘들어
장모 상중(喪中)에도 예산정채협의회 주재 위해 앞당겨 업무 복귀

권영진 대구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지난 12일 장모상을 당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15일 오후 내년도 대구시 예산편성을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러 이틀을 당겨 업무에 복귀했다. 권 시장은 애초 삼우제까지 지낸 뒤 17일쯤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시급한 현안이 많은데다 시 살림살이를 챙겨야 한다는 의무감에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상복을 벗은 것이다.

직원들이 상중 업무 복귀를 만류했지만 이번 예산정책협의회가 민선 7기 첫 번째 예산편성이라는 점을 무겁게 인식하고, 권 시장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겠다며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오후 2시에 시작한 이날 회의는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0시까지 이어졌고, 식사시간도 아까워 도시락으로 대체했다고 참석 공무원들은 전했다.

대구시 한 고위공무원에 따르면 권 시장은 지난주 별세한 장모가 병원에 입원 중이거나 위독할 때 자주 찾아뵙지 못해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수개월 전엔 권 시장의 어머니도 뇌경색과 치매가 동시에 찾아와 병원에 입원,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바쁜 일정 탓에 간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때문에 요즘 사석에서 권 시장을 만나면 "이러다 불효자가 될 것 같다"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한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지난 2014년 대구시장 취임 이후 매년 추석명절과 새해 연휴에 물산업 기업유치와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행사 참가를 위한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부모님 얼굴은 물론 조상 산소도 찾아볼 여유가 없다. 형제,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특히 몸이 편찮으신 양가 부모님께는 더 죄송스럽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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