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청소년의 모습이 바로 대구이다."
"대구청소년의 모습이 바로 대구이다."
지난주 대구청소년지원재단 출범 1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에 앞서 대구경북 청소년의 우울증이 3년 사이 32%나 급증했다는 보도(본지 10월 8일 자 1면)가 있었다.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 교우관계, 학업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성대한 기념식의 뒤끝이 왠지 찜찜하다.
그래서 대구청소년들의 객관적 삶의 지표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매년 조사·발표하고 있는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유니세프 웰빙지수 활용)를 살펴봤다. 세종시 포함 18개 시·도 중 청소년 삶의 만족도 4위, 참여·권리 만족도 3위, 활동여건 만족도 4위 등 그다지 나빠 보이지 않는다(2018년).
그런데 통계의 함정이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OECD 비교대상 23개 국 중에서 최하위이다. 그것도 꼴찌인 우리나라(72점) 바로 앞에 있는 체코(80점)보다 월등히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다. 대구청소년이 국내 다른 시·도에 비해 특별히 더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 다른 나라 청소년들에 비해 '엄청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은 이미 올해 정부가 최종 발표한 '6차 청소년정책기본계획' 비전에 나와 있다.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 참여와 활동을 통해, 현재를 즐기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청소년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이런 측면에서 '10주년 기념식'은 청소년지원재단 10년을 축하하기보다, 지난 10년간의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도약의 새로운 10년을 다짐하는 자리의 의미가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예산과 하드웨어 시설의 확충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개선은 더 중요하다. 많은 예산의 투입 없이도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파하는 청소년들 앞에서 '돈 타령'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대구청소년을 위한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청소년 분야 전문성을 가진 행정조직, 청소년정책 연구·개발 기능 확보, 청소년 기관단체의 구심점(hub) 기능 강화 등은 미룰 수 없는 실천과제이다. 대구청소년의 모습이 바로 대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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