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남은 산악인 김창호 대장의 꿈과 희망

입력 2018-10-15 18:41:02 수정 2018-10-17 17: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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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고 김창호대장이 지난해 11월 모교인 영주 제일고를 방문,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제일고 제공
산악인 고 김창호대장이 지난해 11월 모교인 영주 제일고를 방문,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제일고 제공
지난해 11월 모교인 영주 제일고를 방문한 고 김창호 대장이 후배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제일고 제공
지난해 11월 모교인 영주 제일고를 방문한 고 김창호 대장이 후배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제일고 제공

히말라야에서 잠든 세계적인 산악인 고 김창호(49) 대장의 꿈과 희망이 담긴 추억이 고향에서 회자되고 있다.

예천 감천면에서 태어난 김 대장은 예천 덕율초등학교와 감천중학교를 졸업한 뒤 영주 중앙고(현 제일고)를 졸업한 세계적인 산악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20일 모교인 영주 제일고가 주최하고 총동창회가 주관한 모교를 빛낸 졸업생 초청 강연회에서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세계 최단기간) 경험담을 에피소드와 함께 전하기도 했다.

이곳 11회 졸업생인 김 대장은 이날 '소백산에서 에베레스트까지'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고 산악인으로서의 삶, 도전 정신, 꿈과 희망을 감동적인 영상과 함께 소개해 후배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그는 강연이 끝나고 후배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도 가졌다.

이 학교 임도규(2년) 군은 "김 선배는 강연 당시 산을 오르면서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한 번은 설치물이 빠져 80m 아래로 추락했고, 또 한 번은 히말라야 산적들에게 잡혀가 죽을 뻔 했다는 경험담을 소개했다"며 "다른 사람들은 산에 그만 올라가라고 하지만 꿈과 희망을 가지고 마이웨이 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는데 1년도 안 돼 비보를 접하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선배의 강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면 꼭 이룰 수 있다는 명강의에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산악인 고 김창호 대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지난해 12월 20일 영주시 산악구조대원들과 함께 소백산 희방방폭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영주 산악구조대 제공
산악인 고 김창호 대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지난해 12월 20일 영주시 산악구조대원들과 함께 소백산 희방방폭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영주 산악구조대 제공

김 대장은 제일고 특강에 앞서 영주시 산악구조대 대원 6명과 함께 소백산을 걷는 시간도 가졌다. 김대진 구조대장은 "당시 소백산관리사무소에서 희방사까지 함께 걸으면서 매년 제일고를 찾아 후배들에게 산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먼저 갈 줄을 몰랐다. 너무나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고 김창호 대장과 고교 동창인 영주시산악연맹 안태일(49) 전무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다. 코리안루트만 끝나면 2, 3년 안에 물러나 후배 양성에 힘쓰겠다고 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될 줄을 몰랐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훌륭한 산악인인데 너무 안타깝다. 큰 별이 졌다"고 애도했다.

세계 최고 등산가에게 주는 황금피켈상. 고 김창호 대장이 받은 황금 피켈을 후배들인 제일고 학생들에게 선보였다. 영주산악구조대 제공
세계 최고 등산가에게 주는 황금피켈상. 고 김창호 대장이 받은 황금 피켈을 후배들인 제일고 학생들에게 선보였다. 영주산악구조대 제공

그는 고향인 예천에서도 2014년 재경예천군민회로부터 예천인의 자긍심을 대내외에 널리 알린 인물로 선정돼 자랑스러운 예천인상을 받기도 했다.

고 김창호 대장의 고향 선배인 조동광(54) 씨는 "중학교 시절 핸드볼 종목 예천군 대표로 경상북도체육대회에 나갈 정도로 운동신경이 좋았고, 어릴 때부터 산에 오르는 걸 좋아했다"며 "갑자기 날아든 친구의 비보에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 고 했다.

임원수 제일고 교장은 "등반가가 아니라 산악인으로 불러 달라.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꿈을 이루어가고 있다던 김 대장이 이렇게 갈 줄 몰랐다"며 "모교를 빛낸 큰 별이 졌다. 비보를 접하고 너무나 안타까웠다. 후배들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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