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콩레이 10억대 침수 피해 영덕식품 서혜영 대표
전량 수출 20년, 함께 일한 고령 근로자들과 동고동락
"뒷산 산사태·침수 재발방지와 공장 정상화 지원 간절해"
"80여 명의 근로자 중 70% 이상이 20년 동안 함께 일했던 고령의 할머니들입니다. 가족 같은 이 분들은 공장이 정상화 되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습니다."
지난 6일 태풍 콩레이가 몰고 온 물폭탄에 큰 피해를 입은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식품가공업체 영덕식품 서혜영(60) 대표는 망연자실했다.
당시 공장 인근 오십천이 범람해 공장을 공장을 침습했고, 뒤편 산에서 토사가 덮쳤다. 서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물이 목까지 차올랐던 공장에서 겨우 빠져 나왔다.
10일 기자가 공장을 찾았을 때 서 대표는 직원들과 사무실, 공장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물이 빠지고 그나마 젊은 직원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공장 피해 소식에) 80세가 넘으신 할머니가 택시 타고 오셔서 '오늘 일당은 안 받아도 되니 공장복구에 동참하겠다'고 하셨어요. 이런 분들과 저는 끝까지 함께 가고 싶습니다."
25년 전 남편을 따라 영덕에 온 서 대표는 1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남편이 운영하던 공장을 혼자 꾸려나가고 있다. 한때 6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회사를 키웠고 여기에는 함께 일하는 할머니 근로자들과의 끈끈한 유대가 큰 힘이 됐다.
영덕식품은 이번 태풍에 공장 뒤편 산사태로 부근의 식품공업체들보다 피해가 컸다.
서 대표는 일본 수출을 기다리던 게살 가공품 절반 가량을 쓰레기로 실어냈다. 물에 잠긴 가공설비와 기계, 자동차 등도 정비하고 있지만 어느 만큼 쓸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서 대표는 도움을 요청했다. 80여 명의 공장 식구들과 결별하지 않고 싶지 않아서다.
최근 들어 홍게 어획량이 줄고 가격 또한 급등, 수출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압박이 심했다. 하지만 서 대표는 정년이 훨씬 지난 고령의 근로자들을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저 한 몸이라면 이러지 않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공장 식구들을 볼 때면 포기하고 싶다가도 다시 힘을 냅니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일자리를 먼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피해 주민들이 많지만 우리 공장과 직원들도 주민입니다. 저희들도 좀 돌아봐 주세요."
영덕식품은 경북동부첨단기업협회에 가입된 알짜기업이다. 2003년에는 경상북도 농수산물수출 유공 수출탑을 받았고 2013년 성실남세 국세청장 표창, 2014년 중소기업청이 인정한 경영혁신 중소기업 인증, 2016년 경상북도 수출우수기업 지정과 고용증진대상, 2017년에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 등 각종 상과 인증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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