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근로자의 쉼터 대구평화교회

입력 2018-10-05 10:21:31 수정 2018-10-05 18:26:12

외국인 근로자들이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대구평화교회에서 여러 신도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대구평화교회 제공
외국인 근로자들이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대구평화교회에서 여러 신도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대구평화교회 제공

매주 일요일 달성군 현풍면 '블레스 유 커피점'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이 카페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카페 교회'로 정식 명칭은 '대구평화교회'(목사 고경수)다.

이 교회에선 달성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들과 이주민여성들이 매주 예배를 본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에서 온 무슬림들도 있지만 종파나 인종에 대한 차별 없이 모두 가족으로 대한다.

기도시간이 되면 중국, 베트남, 네팔 등에서 온 근로자들이 각국의 언어로 대표기도를 이어간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식탁교제가 이루어진다. 각국 별로 순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하고 뒷정리까지 도맡는다.

2003년 이주민선교센터를 설립한 고경수 목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산재, 인권 침해를 당해도 제대로된 구호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며 "연간 치료비, 구호성금으로 2억원 이상 집행될 정도로 외국인근로자 보호단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달성군 지역에서는 웬만큼 알려져 신도 여부에 관계 없이 노동, 인권, 임금 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작년엔 방글라데시 근로자가 만성신부전증을 받아 고통을 받다 고 목사의 도움으로 산재판정을 받았다. 불법체류 신분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법적 문제까지 깨끗이 정리되고 산재승인까지 받아 최근엔 부인까지 데려와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베트남의 '미'(37)라는 여성은 올해 출산 중 난산으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지역 종교단체와 병원이 나서 무사히 치료를 마쳤다. 문제는 3천만원이 넘게 나온 치료비. 고 목사와 지역 기독교 단체가 백방으로 뛰어다닌 덕에 모두 무사히 퇴원수속을 받을 수 있었다.

교회 설립 4주년을 맞아 이제 교회는 달성지역에서 외국인선교센터로 단단한 기반을 닦았다. 고 목사는 이주민 선교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몇해 전부터 외국인 선교사 양성을 시작한 것.

고경수 목사
고경수 목사

벌써 작은 성과도 나타났다. 작년에 국제구호개발기구와 협력해 네팔, 스리랑카에 봉사단을 보냈고 몇해 전엔 동남아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기도 했다. 현재 선교 파송을 준비하고 있는 외국인도 있다. 방글라데시의 밀턴(31)씨는 10월부터 선교사 파송 훈련을 시작했다. 내년 쯤 그는 스리랑카로 가서 소수민족을 상대로 선교운동을 펼치게 된다.

고 목사가 이주민쉼터로 시작한 사업은 이제 선교근로자 고민상담소로, 선교 파송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고민을 해결한 분이 도움을 받고 교회에 정착해 신앙인으로 자라납니다. 여기가 바로 선교현장이 아닐까요?" 도움 주실분 010-933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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