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양 외과 전문의
전에는 병의 원인에 일정한 패턴이 있었고 예측이 가능했다. 담배 피우면 폐암이 걸리고, 자극성 있는 음식을 먹으면 위암에 걸리고, 술을 많이 마시면 간암에 걸리고, 육식을 좋아하면 대장암에 걸리다고 얘기를 했다.
그때는 환자에게 얘기하기가 쉬웠다.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 술을 많이 마시지 마세요. 채식 위주의 건강한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효과도 있었고 끝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무언가 이상하다고 검진을 하러 오면 그냥 진찰만 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고 다른 검사를 하지 않았다. 대부분 암은 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에는 나이 70세 넘으면 암 검진을 하지 말라고도 했다. 진행도 느리고 증상이 있고 발견을 해도 치료가 잘되었기 때문이었다.
요사이는 이런 상관관계가 무너졌다.
폐암의 40%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다. 유방암의 90%는 집안에 암이 없고 수유를 했어도 걸린다. 채식을 하고 살이 찌지않고 자주 운동을 하는데도 고혈압,당뇨가 있고 뇌졸증이 생기기도 한다.
나이가 10대인데도 암이 걸리고, 나이가 80대인데도 암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큰 줄기로 보면 주위 환경이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먹는 음식, 숨쉬는 공기는 급격하게 나빠졌고, 화학 제품으로 만든 편리한 생활 용품은 우리 몸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열악한 조건에서 살아남은 인간의 진화 능력으로 볼 때 분명 몇 백년이 지나면 이런 상황을 이겨내고 다른 형태의 인간으로 살아 남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우리들이 아프다. 그리고 혼동스럽다. 복잡해진 원인들을 모두 조심하기도 힘들 뿐더러 완벽하게 조심해도 100% 병을 예방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복잡한 원인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 나가자. 우선은 조기 검진을 하면서 병을 빨리 발견해서 치료의 확률을 높이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원인들을 이해하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 의외의 결과를 얻으리라고 확신한다.
임재양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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