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교사, 전문직 등 15명 9월 17~21일 삿포로 가이세이 중등교육학교 방문
수학 시간에 주식 분석, 각자 태블릿 PC로 수업 시간에 발표
논술, 서술형 평가에 신뢰도 높아
대구시교육청 초'중'고 교사, 교장 등 15명으로 구성된 탐방단은 지난달 17~21일 국제 바칼로레아(이하 IB, International Baccaluareate) 교육과정을 도입한 일본 삿포로 가이세이 중등교육학교를 방문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대구 IB 교육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공립학교에서 이를 실현하는 사례를 참고하기 위해서다. 탐방단은 현지에서 IB를 적용한 수업을 둘러봤고 교사, 학부모, 학생과 직접 만나며 대구교육에 IB의 도입 가능성을 엿보고 왔다. 가이세이 중등교육학교에서 진행 중인 IB 교육과정의 모습과 교사들의 소감, 대구 도입을 위한 선결과제 등을 살펴봤다.
◆실생활과 연관된 '질문이 있는 수업'
2015년 IB의 논'서술형 교육과정을 도입한 가이세이 중등교육학교는 IB 교육과정 중 중학교 과정(MYP, Middle Years Programme)과 고등학교 과정(DP, Diploma Programme)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4년, 2년 과정으로 총 6년의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이 학교의 수업은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던 일본 기존의 교육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수업은 철저히 발표, 에세이 쓰기, 질문과 대답으로 진행되며 교사는 수업 내용과 실생활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어떤 것도 오답이 될 수 없는 '열린 문제'를 제시하면서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탐방단이 학교에 머물던 기간 중 수학 수업의 주제는 '표준편차'였다.
우선 교사는 평균과 분산을 구하는 공식과 예제를 통해 학생들이 연습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주식 시세 그래프를 화면에 띄웠고, 모둠별로 주식 시세의 분산과 표준편차를 공학계산기로 구한 뒤 토의를 거쳐 주식을 사도록 했다. 투자의 근거로 자연스럽게 표준편차가 이용되도록 한 것이다.
수업을 참관한 도원중 김나리 교사는 "수학이 실생활과 연결되면서 학생들의 흥미와 집중도가 높아진 것 같다. 주식이라는 개념을 수업 내용의 이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시간에 이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실생활과 연관된 수업을 위해서는 교과 간 긴밀한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전문학을 다룬 국어 시간에는 '시대를 초월하여 전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라는 주제로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수업 전 돌아가며 설화와 현대 모습의 유사점, 차이점, 연관성을 각자 태블릿 기기로 발표했다. 이를 듣는 학생들은 평가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했다.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이나 비판적 의견은 '피드백 카드'에 써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교사는 학생들의 발표 모습을 촬영해 수업 중 내린 평가를 한 번 더 검토하는 데 사용했다.
시교육청 탐방단은 이곳 학생, 학부모가 IB의 논'서술형 평가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학부모는 "자기 점수에 불만이나 의문이 있으면 교사에게 설명과 평가 근거를 요구하면 된다. 선생님이 평가 근거를 제시하고 설명해주기 때문에 100%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점수 1, 2점으로 등수를 매기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경쟁이 없고,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방법이다. 대학 추천입학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자와 가이세이 중등교육학교 교장은 "IB에서 학생들은 여러 교과의 다양한 단원에서 나오는 주요 개념을 반복적으로 익히며, 그 개념을 바탕으로 과제탐구학습에 몰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이 배우는 단원의 의미를 이해하며, 배운 지식과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고 IB 교육의 장점을 전했다.
◆IB 교육과정 한글화가 관건
한편, 탐방단은 IB 교육과정이 대구 및 국내 공교육에 정착하기 위한 선결 조건은 'IB의 한글화'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말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싱가포르 IB 글로벌센터를 방문해 IB 한글화 작업과 향후 추진 과제 등을 논의하고 왔다.
백채경 시교육청 장학사는 "IB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면 외국에서 교사를 데리고 와야 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학비가 높아져 '귀족교육'이란 바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글화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교부터 도입해 공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내년 2월까지 대구지역 IB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경북대와 손을 잡고 IB 교육에 필요한 교사 역량 및 양성 방안 등을 연구한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연구 용역 기관을 선정해 IB 도입 방안 및 운영에 필요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IB 교육을 통해 토론 중심의 수업 방식과 평가체제의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시범학교 운영 및 점진적 확대를 통해 일반 학교의 수업과 평가 혁신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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