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후 4시만 되면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는 천사노래예술단(이하 노래예술단) 공연이 펼쳐진다. 단원들은 통기타와 하모니카, 젬베(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우쿨렐레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공연은 통기타와 발라드, 팝송, 요들송, 트로트, 가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꾸며진다. 노래 소리에 길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감상한다. 노래에 화답이라도 하듯 시민들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 무대 양쪽에 마련해 놓은 작은 성금함에 넣는다. 이웃돕기 모금이란 예술단 공연 목적에 공감한 한 가족은 어린아이의 손에 돈을 쥐어줘 성금함에 넣게 한다.
노래예술단 공연은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공연은 100회 거리 모금이었다. 황무지 공동대표는 "예술단이 구성되기 전 김진덕 공동대표와 거리공연까지 더하면 200회가 된다"고 말했다,
노래예술단은 2010년 3월 기타리스트 황무지 씨와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자 김진덕 씨 등 10여 명으로 창단됐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농부를 비롯해 전문음악인, 간호사, 회사원, 자영업, 배달원 등 직업도 다양하다. 뜻을 함께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입회하면서 현재 20여 명으로 늘었다. 악기도 기타와 하모니카에서 젬베, 우쿨렐레 등으로 다양해졌다.
공연 수익금은 전액 복지관과 청소년사랑방, 무료급식소 등 소외된 이웃에 물품으로 전달한다. 주로 라면이다. 황 공동대표는 "좋은 물품을 드리고 싶지만 모금액이 많지 않고 여러 곳에 전달하다보니 그렇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곳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예술단은 이외에도 무연고 홀몸어르신돕기, 지역예술인 환우돕기, 세월호 유가족 돕기 모금 콘서트도 열었다. 또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어린이에게 정기적으로 연극관람 티켓을 전달하는가 하면 노래예술단이 필요한 곳에 음악봉사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세월호 유가족 돕기 콘서트에 보여준 대구시민의 남다른 정성과 반응은 남달랐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뭉클해진다"고 말했다.
대구의 김광석으로 불리는 김진덕 공동대표는 "노래예술단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단체"라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게 도와준 후원자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겸손해했다.
요들송 가수이면서 노래예술단 MC를 맡고 있는 이소담 씨는 "백혈병을 앓았던 우리 아이에게 '살려낼 수 있다'며 보내준 정성과 사랑의 에너지로 그동안 살았다"면서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봉사가 아니라 은혜 갚음"이라며 말했다.
노래예술단은 앞으로 문화사각지대 등에 찾아가는 음악회도 열 계획이다. 황 공동대표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데 공연 때마다 정성을 모아준 시민들이 고맙다. 그리고 믿고 따라준 단원들도 고맙다"면서 "앞으로 대구시민이 음악으로 행복해하는 그날까지 공연으로 봉사하고 싶고, 계속 사랑받는 예술단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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