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복합상가 화재 후 2차 사고 예방 '나몰라라'

입력 2018-10-02 05:00:00

예천군 3층 복합상가 건물이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이날 화재로 외벽 패널 등 잔해물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철근 구조물들도 끊어지거나 휘어져 있어 위험해 보인다. 윤영민 기자
예천군 3층 복합상가 건물이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이날 화재로 외벽 패널 등 잔해물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철근 구조물들도 끊어지거나 휘어져 있어 위험해 보인다. 윤영민 기자

예천의 3층짜리 복합상가에서 화재가 발생, 건물이 완전히 불에 타는 바람에 2차 안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예천군이 붕괴 위험 진단만 내리고는 정작 안전 조치에는 손을 놓고 있어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지난 29일 밤 11시 50분쯤 대형마트와 예식장 등이 입점해 있는 예천군 예천읍의 3층 복합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예천군은 30일 건물에 대한 1차 안전진단 평가를 실시해 붕괴 위험 진단을 내렸다. 진단 결과 건물 곳곳의 지지대 축이 심하게 휘어져 있는 등 지지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붕괴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군이 건물 붕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도 아무런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화재가 난 뒤 만 하루가 지난 1일 오후 5시 현재 현장 주변에는 안전 펜스는커녕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조차도 설치되지 않았다.

예천군 3층 복합상가 건물이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화재로 외벽 패널 등 잔해물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철근 구조물들도 끊어지거나 휘어져 있어 위험해 보인다. 윤영민 기자
예천군 3층 복합상가 건물이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화재로 외벽 패널 등 잔해물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철근 구조물들도 끊어지거나 휘어져 있어 위험해 보인다. 윤영민 기자

화재 잔해물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도 잇따랐다. 1일 오전 강한 바람이 불면서 화재 잔해물이 이곳을 지나는 행인과 차량으로 떨어지는 등 2차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유리 파편 등 잔해물이 바람에 날려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군은 아무런 통제나 경고 방송 등도 하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건물은 붕괴 위험이 있다고 하고, 화재 잔해물들은 바람에 날려 떨어지고 하다 보니 간밤에 너무 불안해 잠도 못 잤다"며 "빨리 주민들의 안전 예방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건물 붕괴 위험 진단으로 인해 경찰도 제대로된 현장 감식을 하지 못하는 등 사고 원인 진단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찰은 현장 보존에다 현장 통제까지 담당하고 있지만 예천군의 인력 지원은 없어 통제 및 안전 예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예천군은 '사유지에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해야 하다 보니 건물주 등과 협의해야 해 설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30일 안전진단 평가를 했고 1일 오전 안전 문제에 대한 긴급회의를 했다. 붕괴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과 안전 펜스 등을 곧 설치할 계획"이라며 "사고 현장은 사전에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기 때문에 경찰이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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