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철 대구 서부경찰서 경비작전계장
지난 9월 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위치한 한 스포츠클럽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20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7월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 곳곳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동시에 발생해 2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날 테러로 인해 무고한 시민이 127명이나 희생됐다는 점이다.
과거의 테러가 정치적·종교적 이익을 위해 특정인이나 단체 등에 집중(Hard·하드 테러)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현재는 민간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Soft·소프트 테러)으로 이루어져 목표가 광범위하고 '묻지마식'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테러 관련 뉴스와 동영상을 접하고 있고 '테러'가 전혀 낯설지 않지만, 아직도 대부분 국민들은 "설마 우리나라에서?"라며 지금의 세계적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듯하다.
아울러 최근 우리나라는 테러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되어 왔던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화해와 평화 모드로 전환되는 역사상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연일 매체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북한의 비핵화 행보 등을 보도하며 곧 평화가 올 것이라는 소망을 담은 기사들로 모든 국민이 들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이미 2015년부터 이슬람 무장단체인 IS는 한국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한 상태이고, 이들에 의한 테러가 아니더라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갑질·이성 간 혐오·흙수저 논란 등 일련의 사회문제들은 사회에 반감을 가진 자국민에 의한 자생적 테러도 언제든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테러는 1, 2명의 극소수 인원이 주변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 등으로도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최우선이다.
이에 경찰은 테러 대비 국가중요시설이나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을 수시 점검하고, 각종 테러 발생 상황을 가정해 관계기관과 합동훈련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테러를 막기에는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만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기에 테러에 대응하는 요령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쇼핑몰, 공항,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은 테러 대상으로 선호되므로 방문 시 특정 장소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테러로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한 경우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한다. 둘째, 테러가 의심될 때에는 정확한 위치, 테러 의심 또는 피해 상황, 현장 분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셋째, 폭발물 의심 물체 또는 차량 발견 시 절대 손대지 말고 그 자리에서 신속히 대피하고 엘리베이터 사용은 지양해야 한다. 넷째, 폭발물이 폭발한 경우 즉시 바닥에 엎드리고 머리를 손으로 감싸 두개골을 보호하고 폭발이 종료되어도 연쇄 폭발이 우려되므로 조금 더 대기하다 폭발물 반대 방향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이상의 기본적인 대테러 행동요령만 알고 있어도 테러를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평상시 테러에 대한 관심을 가짐은 물론, 서로 감시자가 될 때 우리나라가 진정 '테러 청정국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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