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이상하다

입력 2018-09-27 14:45:38

임재양 외과 전문의

임재양 외과 전문의
임재양 외과 전문의

17살 먹은 여고 2학년생이 유방에 혹이 만져진다고 왔다. 기다리는 동안 엄마와 깔깔거리는 소리가 진료실까지 들려왔다. 첫인사로 뭐가 그리 재미있니 물었더니 그냥 사는 모든 것이 재미있다고 해맑게 웃었다.

만지는 순간 놀랐다. 암이었다.

지리산 골짜기에 살고있는 지인이 자꾸 기침이 난다고 병원을 찾아왔길래, 폐 검사를 권유했더니 폐암이 나왔다. 담배를 피운 적도 없고 한국에서도 가장 맑은 공기를 가진 산골에 있었는데 폐암이라니?

나와 비슷하게 현미 채식을 하고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매일 운동을 하는 사람이 검진을 했더니 고혈압, 당뇨, 고지혈 흔히 말하는 성인병 3종 세트가 모두 보인다고 상담을 왔다. 약은 먹기 싫다니까 생활습관을 바꾸라고 병원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권유하는데 자기가 참고할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당황스럽다고 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세상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대표적으로는 기후 변화를 얘기하고 있고 점점 이상하게 변하는 계절의 변화를 걱정하고 있지만, 병을 다루는 의사들 또한 병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아토피가 많아졌고, 아이들 주의 결핍인 ADHD 가 많아져서 수업이 지장 받을 정도라고 한다. 생리 이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20%에 육박하고, 남자들 정자 수가 25%는 줄었다. 결혼도 적게 하지만 애기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각종 암은 관리 가능할 정도로 치료 기술이 발달했지만 매년 생기는 암의 숫자가 치료하는 숫자를 넘어서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주위에 왜 이렇게 암 환자가 많은가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암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증가하리라는 전망이다.

나는 의사생활 38년째이다. 경험적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 과거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 사는 것이 마냥 재미있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환경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무언가 이상하다.

앞으로 10여차례에 걸쳐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실마리를 풀어 보고자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