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프리즘] 학령인구 격감에 따른 대학 진학의 고민과 대비  

입력 2018-10-01 05:00:00

박영식(청구고 교감)
박영식(청구고 교감)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가장 큰 목표는 대학 진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대학 진학에 있어 종종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다. 2020학년 대입부터 이러한 외부 요인 중 가장 큰 요소인 대학에 진학하는 학령인구의 격감이라는 변수가 있다. 지난 8월 13일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에 보고한 업무설명 자료에 의하면 2018학년도 대입정원(48만 3,000명) 기준으로 2021학년에는 약 5만 6천명의 미충원이 예상되어 38개의 대학이 신입생을 구하지 못하여 폐교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2019학년(현 고3)에 비해 2020학년 대학별 모집정원의 변화는 거의 없으며, 지역의 대학도 같은 상황이다. 대구·경북지역의 주요 대학들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지역의 학생들이다. 현재 지역의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대략 4만5천여 명(대구 2만2천400명, 경북 2만2천600명)이다. 반면에 고등학교 2학년의 학생 수는 4천600여 명이 감소한 4만400여 명이며, 고등학교 1학년은 여기에 7천여 명이 줄어 든 3만3천500여 명이다. 2년 동안에 감소하는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대학 진학 예정자 수는 1만1천600여 명이 된다.

이러한 급격한 학생 수 감소 상황에 따라 가장 시급한 곳은 대학이다. 이제부터 대학은 적자생존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되었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우선 안정적 입학 정원 확보와 우수 학생의 유치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대학들은 인원 감축, 유사학과 통폐합, 복수 및 다 전공 이수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은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각 대학만의 특성화, 변화하는 대입제도에 대한 대응 노력,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고교 교육환경 변화에 대한 대책 등을 수립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일선 고등학교에서도 진로와 진학지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제는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진다면 대부분의 학생이 진학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학 진학이라는 일방적인 진로 교육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진로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진로 교육이 상급학교로 진학에 대한 안내와 소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단순히 진학이 아니라 학생의 소질과 특성을 살려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진로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단위학교의 대학 진학지도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학생의 교과 선택 폭이 확대되어 일반교과 및 진로교과, 전문교과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도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는 교육과정으로 편제해야 한다. 또 진로교과의 성취평가제 운영에 따른 대책과 2022년부터 도입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대한 준비와 시행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진학지도에서도 새로운 단위 학교별 자료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 진학이 목표가 아니라 5~10년 후를 내다보는 지혜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후회하지 않을 세밀한 진학지도가 필요하다. 학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각 입시기관이나 단위 학교에서 축적된 자료들을 가지고 하는 진학지도는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학교별로 학교 차원에서 준비가 가능한 대비책과 진학에 대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가 앞으로 성공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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