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프로야구 순위] 오늘도 변동 없는 '엘롯기삼'…4개팀 야구팬들은 요즘 '일희일비'중, 하루하루가 고통

입력 2018-09-25 19:11:52 수정 2018-09-26 18:08:01

2018 프로야구. 매일신문DB
2018 프로야구. 매일신문DB
2018년 9월 25일 경기 종료 기준 프로야구 순위. 일명
2018년 9월 25일 경기 종료 기준 프로야구 순위. 일명 '엘롯기삼'이 여전하다. 네이버 야구

2018 프로야구 순위가 25일 화제다. 이날 두산 베어스가 넥센 히어로즈에 13대2로 승리, 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어서다.

그러면서 각자 응원하는 팀의 가을야구(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저마다 타진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018 프로야구 순위(25일 경기 종료 기준)는 이렇다.

1위는 두산 베어스다. 86승 46패로 단독으로 80승 이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2위 SK 와이번스와는 압도적인 13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어 3위 한화 이글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까지는 70승 이상을 기록해 비교적 여유 있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 티켓 한장을 차지하려는, 즉 5위가 되려는 승부가 한마디로 혈전이 되고 있다.

5위 기아 타이거즈, 6위 LG 트윈스, 7위 삼성 라이온즈, 8위 롯데 자이언츠가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전통적인 '엘롯기 동맹'(과거 하위권을 함께 형성해 온 LG, 롯데, 기아를 묶어 가리키는 말)에 삼성이 낀 모양새다. 즉, 일명 '엘롯기삼'이 최근 들어 리그 순위에서 굳어지면서 이에 대한 야구팬들의 '썰'도 쏟아지고 있다. "삼성이 감히 어디에 끼어드느냐"는 3개팀 팬들의 질타와 "빠져나가고 싶어도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는 삼성팬들의 호소가 맞부딪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이들 4개팀 팬들의 '일희일비'(하루는 기뻐하고 또 하루는 슬퍼하는 일이 반복됨)가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우리팀이 이기면 웃지만, 제대로 웃으려면 다른 3팀이 져야 한다.

이날도 그런 일희일비가 나타났다. 기아가 KT 위즈에 9대7로 이겼고, 삼성도 한화에 8대1로, 롯데도 NC다이노스에 8대7로 이겼다. LG만 SK에 7대16으로 패하며 홀로 비(悲)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그렇다고 기아, 삼성, 롯데 팬들이 마냥 희(喜)를 누린 것은 아니다. 4개팀 중에 무려 3팀이나 이겼으니 비교적 '쌤쌤'(동률)이어서다.

가장 임팩트 있는 행복회로(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 발동은 4개팀 중 1팀만 승리하고, 나머지 3팀은 패배해야 나타나는 것이 바로 요즘 상황이다. 한 야구팬은 "요즘은 마음 속에 다른 팀들을 미워하는 '악마'가 자리해 있다"고 비유하면서 "내가 지금 야구를 제대로 즐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경기 종료 후 리그 순위 등 각종 숫자를 보며 희망을 품거나 위안을 삼는 야구팬도 늘고 있다. 4개팀 가운데 최근 10경기 성적을 살펴보면 기아가 8승2패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LG는 2승8패로 눈물이 난다. 삼성은 이날(25일) 2연승을 거둔데 이어 최근 10경기 성적도 6승4패라서 팬들이 다시 희망에 젖어드는 모양새다. 롯데는 최근 아찔하다 못해 아득할뻔한 연패의 늪에 빠졌던데다 이날 이기긴 했지만 최근 10경기 성적이 5승5패라서, 무엇보다도 여전히 4개팀 중 가장 '꼴찌'인 8위라서 팬들은 뭔가 시큰둥한 모습이다.

▶물론 팬들에게 가장 큰 희망을 부여하는 숫자는 바로 '경기수'다. 롯데가 4개팀은 물론 리그 전체팀 통틀어 이날(25일)까지 가장 적은 127경기를 소화해 앞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 다음은 기아(128경기)다.

반대로 같은 날 기준 삼성과 LG는 둘 다 4개팀은 물론 리그 전체팀 통틀어 넥센(136경기) 다음으로 많은 135경기를 소화, 잘해도 마음이 무겁고 못하면 마음이 찢어지는 상황을 리그 끝까지 '고문'처럼 겪게 됐다.

이렇듯 숫자에 웃고우는 나날이 계속 이어지면서, 4개팀 팬들 중 일부는 "행복회로 가동이 아닌 실은 희망고문인 이 상황이 그저 빨리 끝났으면 한다. 희망은 올해가 아닌 내년 시즌을 향해, 좀 더 멀리 보고 품고 싶다"고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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