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서 거는 남북경협 기대와 전망

입력 2018-09-21 05:00:00

남북이 서해와 동해 주변에 각각 공동특구를 조성하자는 경제협력의 큰 그림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그려졌다. 서쪽은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공동특구를, 동쪽은 관광사업에 주력하는 관광공동특구를 만들자는 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다. 남북경협 DMZ 접경지역 주요 개발 계획. 연합뉴스 연합뉴스
남북이 서해와 동해 주변에 각각 공동특구를 조성하자는 경제협력의 큰 그림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그려졌다. 서쪽은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공동특구를, 동쪽은 관광사업에 주력하는 관광공동특구를 만들자는 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다. 남북경협 DMZ 접경지역 주요 개발 계획. 연합뉴스 연합뉴스

3차 남북정상회담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경협과 관련된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는 지리적으로 불리한 만큼 사전에 조사와 준비를 철저히 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진척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 중 하나가 관광이다. 통일부 사회적기업으로 대구 '공감씨즈'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허영철 대표는 "새로운 관광 명소가 부각됨으로써 침체된 지역 여행 경기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금강산에 이어 개성과 백두산 관광상품도 곧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업체들은 사업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가동 중단사태로 인한 타격이 워낙 컸던 터라 조심스런 분위기다.

최운돈 대구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기업 총수들과 경제인들이 다수 동행했던 만큼, 대기업들이 먼저 투자를 하면 하청업체와 중소기업들이 따라가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의류와 봉제,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체가 많은 관심을 보일 것 같아서 대구상의 차원에서도 현재 개략적인 로드맵 마련을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양선언에서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연내 개최'가 명시되면서 포스코 그룹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미 남북 경협사업 확대에 대비해 포스코 주요 그룹사(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등)가 참여하는 '대북사업 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북한에 철광석과, 무연탄 등이 다량 매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전력과 항만 사정 등을 감안해 이를 가공하고 운반하는데 드는 비용 등을 모두 검토해야 사업 경제성을 따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남북 경협 활성화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결합될 때 대구경북의 대응 전략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섬유·기계·부품 등 동남아로 빠져나가던 기업이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쪽으로 이동하게 된다면 대구경북 지역에는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이동형 박사는 "결국 로봇, 에너지, 의료, 물, 바이오 등 대구시가 주목하고 있는 8개 미래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 체질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경북대는 지난 7월 '경북대 남북한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책연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을 맡은 평화문제연구소 정희석(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구경북 및 산학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구와 경북 독자적으로는 남북경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가 힘들다"며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나서 사업의제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역 내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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