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명장면 연출…백두산 함께 올라

입력 2018-09-20 17:25:23 수정 2018-09-20 20:34:01

답방시 한라산 등반도 제안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이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올라 두 손을 맞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함께 올라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나란히 손을 잡았다.

두 정상은 천지를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붙잡은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고 김정숙·리설주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오른 이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로 내려가 준비해 간 플라스틱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담았다. 김정숙 여사도 천지 물을 물병에 담자 리설주 여사가 환하게 웃으며 이를 거들었고 이 모습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진에 담는 모습도 목격되는 등 이날 등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동행한 남측 수행원들에게 "대통령을 모시고 사진을 찍으시죠.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말하는 등 극진한 배려를 했다.

이날 백두산 등정 일정은 문 대통령의 여러 발언을 떠올린 김 위원장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만찬 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앞에서 건배사를 통해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남쪽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며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등반에 동행한 기업인들도 점퍼 차림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20일 백두산 천지를 찾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대로 연내 방한하면 한라산을 찾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 정상과 함께 이날 백두산 정상에 오른 우리 측 수행원들은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을 한라산으로 모시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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