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가 소멸한다기에 회원 가입한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았다.
예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며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기에 마일리지가 꽤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직접 확인한 건 처음이었다.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명세는 기대 이상으로 상세했다. 2000년 이전의 마일리지는 무관심으로 잃어버렸지만 2001년부터 사용한 마일리지는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런데 양대 항공사 이용 명세가 2014년 이후 뚝 끊겼다. 비행기를 타지 않은 게 아니라 국내외 저가 항공이나 외국 항공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관심 없이 지나친 일이지만 항공사 이용 패턴의 큰 변화였다. 취재를 위한 장거리 해외 출장이 줄어들면서 휴가 개념의 단거리 해외여행이 많아진 것이다.
자연스레 대구공항과 저가항공이 해외여행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티웨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 외국계 저가항공이나 전세기를 주로 이용했다.
이들 여행의 공통점은 대구공항 출발·도착이었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불편을 겪어봤다면 도심에 위치한 대구공항이 얼마나 편리한지를 알 것이다. 대구공항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이용객 400만명 시대를 열 것이라고 한다.
대구공항을 이끄는 핵심은 저가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을 거점 삼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티웨이의 지난해 대구공항 점유율은 국제선 57%, 국내선 31%다.
추석 연휴 전에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다. 귀국 길에 탑승한 상태에서 기체결함으로 운항이 취소됐다는 안내방송이 있었고, 다시 내려 탑승구역에서 대기하는 불편이 있었다.
다행히 비행기는 3시간여 만에 수리됐고, 당시 필리핀 북부 지역을 강타한 태풍 '망쿳'을 피해 가는 항로 변경 끝에 아무런 사고 없이 돌아왔다.
안전한 비행이었기에 감사한 마음이지만 대구공항을 주 무대로 하는 티웨이가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짚고 갈 게 있다. 돌발 상황에서의 대응 방법이다.
비행기는 거대한 기계장치이기에 고장 날 수 있다. 날씨 등 천재지변도 피할 수 없다. 전문성이 없는 고객은 항공사 조치에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조치(안내 방송이나 현장 설명)는 항공사 신뢰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세부공항에서 티웨이의 조치는 기체결함으로 운항 취소되니 탑승구역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과 담요를 나눠주는 게 전부였다. 간접적으로 4시간을 대기한다는 말을 들었다.
탑승객들의 항의에 부족한 담요를 이웃 항공사에 빌려 더 나눠준 게 추가 조치였다. 기장 등 승무원들과 직원들은 본사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했다.
이런 조치가 '고객님 사랑합니다'란 구호를 외치는 항공사의 매뉴얼일까. 현장에서 고장 수리에 따른 시간적, 단계적 조치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숨기고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일본과 태국 국적 항공사, 싱가포르 저가 항공 등을 이용하면서 고장 수리에 따른 지연 출발, 오버 부킹에 따른 피해를 본 적이 있는데 숙박과 위약금 등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았다. 조금 항의가 있었지만 자발적 조치였다.
대구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저가항공이 더 발전해야 한다. 돈이 들지 않는 고객 서비스는 저가항공도 강화할 수 있다. 안내 서비스까지 저가항공 티를 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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