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잊고 뭉친 예천지역 노년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전국경연대회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 11일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지도교수 신창규·단원 34명)은 서울 유니버설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018 실버문화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된 '샤이니 스타를 찾아라' 본선 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인 '샤이니 스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지난 6, 7월에는 전국 10개 권역에서 235개 팀, 3천900여 명이 참여한 예선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이날 열린 본선에는 25개 팀, 600여 명이 참석했고,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은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실버문화페스티벌은 문화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어르신 경연대회다.
지난 2013년 4월 창단한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은 고령의 농촌 중심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체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수상은 신창규(78) 지도교수의 헌신 덕분이었다.
예천군 용문면이 고향인 신 교수는 30여년간의 음악교사와 10여 년의 음대 교수의 전공을 살려 고향에서 합주단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계속해서 꿔왔다. 그러던 중 은퇴를 해 고향에 정착하게 됐고 그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농업을 주로 하는 예천지역에서 관악단원을 모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신 교수는 악기를 다룰 줄 안다는 이가 있다는 소문이 있을 때마다 그 사람을 찾아가 밥을 대접하며 설득했다.
그 결과 현재는 40여 명 규모의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이 구성됐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최고령 장석진(78) 씨 등 합주단의 평균 연령은 68세.
대부분이 농사를 주업으로 삼고 있어 늦은 오후가 아니면 연습하려고 모이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합주단은 매주 2회 이상은 꾸준히 연습해 왔다. 특히 놀라운 점은 이들이 앉아서 연주하는 것이 아닌 행진을 하거나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연주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샤이니 스타를 찾아라 경연대회에서도 이들은 '희망의 땅 웅비 예천'라는 주제를 정하고 4막의 퍼포먼스 공연을 준비했다.
1막은 산 좋고 물 좋은 예천이란 주제로 단원들이 한천강이 흐르는 모습을 표현했다. 2막은 충효의 고장 예천을 표현하는 동그라미 대형을 유지했고, 3막은 16전투비행단이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비행기 모양으로 서서 관련 곡을 연주했다. 4막은 '활의 고장' 예천을 상징하는 활쏘기 퍼포먼스와 함께 윌리엄텔이라는 곡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들도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의 창의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도전하고 봉사해 나갈 예정이다.
신창규 지도교수는 "처음에 시작할 때는 재정적으로도 너무 열악해 정말 맨몸으로 시작해서 단원들도 고생이 많았다"며 "단원들도 악기를 연주하며 성취감과 새로운 기쁨을 알게 됐고 이러한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할 수 있도록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