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회장이 열심히 한다고 좋은 성적이 나오기야 하겠습니까? 모두 선수·지도자들의 공로이죠. 저는 골프 꿈나무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울 뿐입니다."
일흔의 나이에도 가끔 한 자리 수 핸디캡(싱글)을 기록한다는 김옥열 대구시골프협회장은 최근 대구 아마추어 골프 성적이 좋다는 덕담에 스윙을 하다 말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매년 전국체전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던 대구 골프는 그가 2014년 취임한 뒤 일취월장해 205·2016년 남자부 2연패, 지난해 남자부 3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여자부도 기대가 크다.
대구 골프 선수층이 앏은 편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대단한 성과다. 대구는 등록선수가 중학교 3팀, 고교 3팀 등 74명에 불과하다. 경기도 640명, 서울 281명, 인천 118명, 부산 101명 등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우수한 중학교 선수들이 골프부 활동이 활발한 다른 지역 고교로 진학하는 사례가 꽤 됩니다. 올해만 해도 중학교 선수 4명이 타 시·도로 전학 갔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아직도 색안경을 쓰고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이 있지만 의외로 골프 선수 중에는 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이 적지 않다. 더욱이 골프라는 종목은 경제적 부담이 크다. 학교 등에 마련된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골프는 자비를 들여 사설 연습장·골프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대구 근교 일부 골프장은 학생 선수들에게 이용요금을 할인해주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골프 강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추어 골프 인프라는 열악한 셈이죠. 아직 규제도 많고요."

그래서 그가 두 번째 회장 임기를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도 학생들을 위한 골프장 건립이다.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변 시유지를 대상으로 대구시와 협의 중이다. 대구시골프협회가 골프장을 겸비한 종합스포츠센터를 30년 기부채납 방식으로 짓겠다는 것이다.
'매일 탑리더스' 1기인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개인 고액 기부자의 모임인 대구 아너소사이어티에 지난해 가입했다. 물론 골프 꿈나무들에게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청한다. 선수들의 골프 용품 구입, 전지훈련 및 각종 대회 참가 등을 지원하는 한편 일부 선수에게는 장학금도 제공한다.
"올해는 대구시 새마을회장까지 맡게 돼 골프연습장 올 시간조차 잘 나지 않네요.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넓은 잔디밭을 마주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얼마 전 미국프로골프(PGA) 웹닷컴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배상문, 올해 SK텔레콤오픈 우승자 권성열, 이번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김동민, 국가대표를 지내고 2015년 '슈퍼 루키'로 데뷔한 지한솔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계속 대구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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