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하게 서로 다른 평양회담 정치권 반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순안공항 도착 장면 중계를 시청하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만나 3차 정상회담을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은 미묘하게 서로 다른 입장을 내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정당은 북미대화 촉진 등 성과를 기대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은 '구체적 비핵화 내용'을 담보하면서 실효성에 물음표를 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남북 정상 만남 중계를 단체 시청하면서 한껏 고무됐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차례로 등장하자 지도부는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고, 두 정상이 만나 포옹하는 장면에서 힘찬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도부는 "소름이 끼친다", "1년 전만 해도 핵전쟁을 걱정했는데 얼마나 큰 변화인지…"라며 감격스러워 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진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제가 방금 서울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환송하고) 돌아왔는데, 저보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더 빨리 가셨다"며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11년 만에 문 대통령이 다시 평양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북미 대화 촉진 등 특별한 성과를 기대했다.

최경환 평화당 최고위원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데 다시 진행될 수 있도록 결정적인 모멘텀, 계기를 만드는 회담"이라고 말했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남북 정상이 만날 때마다 매번 감회가 새롭다. 아무쪼록 오늘 역사적인 만남이 2차 북미회담을 끌어내고 종전선언과 평화 정착, 남북의 경제협력 초석이 되고 깊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순안공항 도착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구체적인 비핵화 계획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매일신문 기자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이행 계획과 실행 의지 명문화가 이뤄져야지, 그렇지 않고 또 어물쩍 넘어가는 북한의 전술에 꾀여서는 안 된다"며 "다만 한국당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깊은 관심을 두고 지켜 보고 있는 만큼 회담 이후 성과를 따져보고 별도의 논평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통해 한반도의 진정한 비핵화를 앞당기고, (비핵화를) 언제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와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남북 정상의 만남을 TV로 지켜보면서 "비핵화를 구체화한 계획에 합의하고, 북핵 시설 검증 리스트가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