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전담교사 선발 계획에 대외활동 배점 지나치게 높아
100% 정량평가 점수로 선발…전문성 심사 정성평가 없어
대구시교육청이 중·고등학교에 배치할 진로전담교사를 뽑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류심사에서 교육청 주관 활동에 참여한 경력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배점을 주어 특정 교사를 위한 '보은 선발'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해당 공문을 접한 교사들은 "교육청 일에 협조적인 사람들만 노골적으로 챙긴다"며 비판하고 있다.
◆"교육청 활동 협조자 챙기기 아닌가?"
12일 매일신문이 입수한 '대구시교육청 2019학년도 국·공립 중등학교 진로전담교사 선발 계획'에 따르면 대구시교육청은 10년 차 이상 교사를 대상으로 진로진학상담 부전공 자격연수 대상자를 5명 선발한다.
하지만 올해 대상자 선발 기준 및 방법을 살펴보면 '모종의 의도'가 엿보인다. 1차 서류심사로 1.5배수를 뽑는데 전체 100점 만점에서 대구시교육청이 주관한 진로진학 대외활동 배점이 24점으로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TF팀, 지원단 활동, 연수 강사 등의 행사 및 사업에 참여한 횟수를 점수로 계산한다고 명시했다.
개인적으로 몇 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야간 대학원을 다니며 취득한 전문상담교사 자격증 배점은 고작 3점이다. 대구 전체 연구대회에서 1등급을 받아도 6점이다.
부장 및 담임교사 경력 배점(각 10점 만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부장 경력의 경우 1년 이상이면 6점을 주고, 5년 이상이면 만점이다. 담임도 7년 미만이라도 6점 기본 점수를 주고, 10년 이상 만점으로 정했다. 담임 경력이 전무해도 10년 이상 경력자와 4점 차이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광역시교육청은 월 단위로 배점을 계산하고, 1개월 미만은 일 단위까지 계산한다.
지난 8월 진로전담교사를 선발한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교육청 행사 참여 횟수에 따라 점수를 주는 항목은 아예 없었고, 1단계 서면심사에서 지원자의 업무수행 계획서를 제출토록 해 이를 종합평가했다. 반면에 대구는 서류 '정량평가' 점수가 최종 선발에 절대적 영향력을 미친다.
진로전담교사를 준비해 온 교사들은 교육청과 관련된 활동에 대한 지나치게 배점이 높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전문상담교사 양성을 위한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수성구 한 중학교 교사는 "선발이 순수 정량평가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외활동 배점이 높아 다른 점수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다른 교사도 "진로진학 전담교사를 뽑아야 한다면 우선적으로 학교 현장에서의 진로진학 기여도,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교육청 "공신력 확보 방안"
대구시교육청은 교육청 및 관련기관에서의 '진로진학관련 대외활동'에 배점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평가에 공신력을 확보하려는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진로와 관련한 사설 외부업체가 증가하면서 교육청으로서는 이 업체들의 신뢰도나 공신력을 일일이 따지기 어렵다는 이유다.
반면, 교육청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나 관련 기관에서의 활동은 공신력을 인정할 수 있는 만큼 높은 배점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타 시도처럼 정성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은 진로전담교사를 오랫동안 준비해온 교사들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온 진로전담교사의 선발 관행이 있어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며 "다만 타 시도처럼 정량, 정성평가를 동시에 반영하는 방안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키워드]진로전담교사 = 초·중등학교에 학생의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두도록 하는 진로교육법 제 9조에 따라 시도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선발해 570시간의 연수를 거쳐 각 학교에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의 '진로진학부'를 운영하고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을 한다. 퇴직 때까지 담임 업무를 맡지 않고, 주당 수업시수도 다른 교과 교사의 절반인 10시간 안팎이어서 학교 사회에선 '편한 보직'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이유로 나이 많은 교사들 사이에서 진로전담교사 희망자가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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