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관성의 법칙

입력 2018-09-12 11:16:29 수정 2018-10-16 13:51:43

관성의 무서움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다. 운동의 상태를 계속하려고 하는 성질이다. 물리적이라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 혹은 정신이 관성의 자세를 가지는 것은 필자가 무서워하는 부분이다. 연극을 만들다 보면 관성이라는 것이 생기는 시기가 있다.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것이다. 연극을 할 때에 과정이 있다. 우선 작가를 분석하고 적힌 시기를 분석하며 인물을 분석, 상황을 분석하는 과정이 있다. 하지만 연극의 과정에서 관성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하면 분석의 과정보다는 감에 의지한 그리고 하던 대로 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알맹이가 없는 허울뿐인 작품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연출자 보다는 연기자가 관성의 법칙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보다 많은 작품을 다음 때문이기도 한데 그런 배우들에게 열정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것이다. 그런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든 배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우리들의 생활 또한 마찬가지로 관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살던 대로 사는 것이다. 어쩌면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우리네 인생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관성과 마찬가지로 내가 경계하는 것은 당연시하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관성과 당연시를 같은 말로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행동들을 당연시 하는 것들이 나는 관성으로 보는 듯하다. 그것을 경계하는 이유들이 있다. 첫 번째는 작은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연인 혹은 부부 관계에서 그리고 친구 관계에서 관성은 섭섭함을 낳는다. 관계에서의 실수들이 반복되는 것들을 나는 관성으로 본다. 그런 관성들은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 '이 사람은 이 행동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오는 순간 크나큰 타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크나큰 사고가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안전 불감증이 관성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인터넷 뉴스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소화전이 울리고 있었다. 그렇다,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신속히 처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반복되다보니 저건 고장이 났으니 저런 거야라는 생각으로 당연시하기 시작했고 고치지도 않았다.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고 그것을 보고 물었을 때 선생님이 고장이 나서요라는 대답을 들은 후 아이를 곧바로 전학을 보냈다고 한다. 물론 큰 사고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겪지 않았던가 당연시하다가 관성적으로 생각하다가 삼풍백화점을 성수대교를 세월호를.

우리는 가끔 관성적으로 살던대로 살자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관성에서 벗어나 인지하고 시도하고 새로운 발상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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