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하반기 3연타석 홈런 성공할까?

배우 현빈이 올 하반기 세 차례나 연이어 신작을 내놓고 3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영화 두 편에 드라마 한 편 총 세 편. 영화는 오는 19일 추석 시즌에 개봉되는 '협상'과 10월 개봉 예정인 '창궐', 드라마는 11월 tvN에서 방영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영화는 지난해 11월에 공개된 '꾼' 이후 1년여 만에, 드라마는 2015년 초반에 방송된 '하이드 지킬, 나' 이후 처음 내놓는 복귀 작이다. 영화 '꾼'이나 그보다 앞서 내놓은 '공조'가 꽤나 괜찮은 성적을 남기긴 했지만 전성기 시절 현빈이 내놓은 성과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평소 다작을 하던 배우가 아닌 데다, 이번에 들고 나오는 세 편의 출연작은 특히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 현빈이 또 한 번 인기 정상 고지를 탈환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연이어 세 편, 대중 기대감 높아
앞서 현빈은 1년 여 기간에 한 편씩 작품을 내놓는 패턴을 유지해왔다. 유일하게 한 해에 세 편의 출연작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 시기가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2011년이다. 당시 '시크릿 가든'을 마친 현빈이 해병대로 입대하게 됐고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등 미리 촬영을 마친 저예산 영화 두 편이 주연배우의 입대 스케줄에 맞춰 개봉을 서둘렀다. 현빈이 입대하기 전 개봉일을 잡아 인기 최정상에 오른 주연배우를 대중 앞에 세우고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함이었다. 현빈 역시 출연작 홍보에 힘을 보태고 떠나는 것이 홀가분한 일이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시기가 맞물리면서 세 편을 연이어 대중 앞에 선 보이게 됐다. 다만, '시크릿 가든' 외 두 편의 영화는 작품성에 대한 호평과 별도로 흥행 면에 있어서는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현빈의 연기 인생에 있어 1년 안에 내리 세 편의 작품을 보여주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절정의 인기를 얻었던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인 데다 세 작품 모두 대중의 기대감을 자아낼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게 만든다.
먼저, 가장 먼저 공개되는 영화 '협상'부터 살펴보자. 이 영화는 인질극을 벌이는 무기 밀매업자와 협상가의 머리싸움을 그린다. 현빈이 무기 밀매업자를 연기하며, 상대역인 협상가 캐릭터는 톱배우 손예진이 맡았다. 연출자로 나선 이종석 감독이 신인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캐스팅이 잘된 관계로 일단 대중의 주목을 받는 데에는 성공했다. 여기에 현빈의 데뷔 후 첫 악역, 그리고 추석 시즌 개봉 등의 일정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전에 공개된 티저영상과 스틸사진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메인포스터는 흰 셔츠 차림의 손예진과 현빈의 모습을 2분할해 배치시켰는데, 두 배우의 눈빛과 표정이 은근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캐릭터의 성격이 엿보이는 컷을 포스터로 잘 담아내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언론시사회 이후 작품 완성도에 대한 비판이 일부 나오긴 했지만 대중성 부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상업영화의 기본기를 잘 갖춘 작품이라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빈이 하반기에 들고나올 세 작품 중 첫 번째는 일단 합격점이다.

'협상'에 이어 10월 즈음으로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인 '창궐'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다. 밤에 활동하는 '야귀'(夜鬼)에 맞서 나라를 구하려는 왕자의 액션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현빈은 위기의 조선을 지키기 위해 나선 왕자를 연기한다. 검을 다루고 와이어에 몸을 맡긴 채 고난도 액션을 소화했다. 상대역은 현빈과 연예계 '절친'으로 잘 알려진 장동건이다. '친구' '7년의 밤'에 이어 이번에도 악역을 소화한다. 앞서 현빈과 함께 '공조'를 작업했던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웹툰이 현재 네이버에 공개돼 호응을 얻고 있다. 소재의 독창성으로 이미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한 상태다. 캐스팅 효과까지 더해져 10월 극장가의 강자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하지만 시장에서 통할 만한 호재를 두루 갖춘 작품인 건 분명하다.

#'알함브라의 궁전' 현빈의 전성기 되찾아줄까
두 편의 영화 이후에 또 강한 한 방이 남아있다. 11월, tvN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허름한 호스텔에서 벌어진 기묘한 사건을 중심으로 남녀 주인공의 멜로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판타지와 멜로, 여기에 코미디 요소까지 가미된 드라마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서 특히 승률이 높은 박신혜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현빈은 극중 스페인의 싸구려 숙소에 묵었다가 사건에 휘말리는 투자회사 대표 역을 맡았다. 박신혜가 맡은 캐릭터는 싸구려 호스텔 운영자 겸 전직 기타리스트다.
캐스팅과 신선함이 느껴지는 소재, 그 외에도 호재가 있다. 각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에 대한 마니아층의 충성도다. 송작가는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등의 작품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인물이다. 여기에 2016년에 방영된 히트작 'W'(더블유)까지 더해져 만만찮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판타지와 멜로를 섞어 몰입도를 높이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특히 '더블유'를 통해 한국 드라마의 질을 높였다는 말까지 들었다. '더블유' 이후 2년 여 만에 내놓는 차기작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니 대중의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감독도 단연 눈에 띈다. 지난해 크게 호평받은 드라마 '비밀의 숲'을 연출한 안길호 PD가 감독으로 투입됐다. '더블유'의 작가에다 '비밀의 숲' 연출자가 손을 잡아 막강한 팬덤을 형성하고, 매력적인 캐스팅으로 전투 채비를 마쳤다. 성공의 조건이 두루 눈에 띄는 드라마라 당연히 전망도 밝다.
앞서 송강호는 2013년 한 해에만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을 줄줄이 빅히트작 대열에 올려놓고 이때의 성과를 인정받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수상자가 됐다. 그해에는 설경구도 '감시자들' '스파이' '소원'을 차례로 들고 나왔으며 '소원'으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류승룡도 2012년 한 해에만 세 편의 영화를 히트시켰다.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비밀'이 크게 성공하면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을 받았다. 저예산 영화 '사랑오감'까지 더하면 그해에만 네 편을 선보인 셈이다.
사실 촬영을 마친 출연작들이 개봉 시기를 조율하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줄줄이 공개됐을 뿐이다.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나란히 개봉돼 흥행에서 성과까지 올리니 주연배우의 입장에서 나쁠 것이 없다. 작품이 저평가 받을 경우는 말이 달라지겠지만 여러 편이 줄줄이 성공을 거둔다면 배우 본인도 의도하지 않았던 인지도 상승효과를 누리게 된다. 현빈도 사실 제대 후 복귀작이었던 영화 '역린'과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저조한 성적 때문에 애를 먹었던 적이 있다. 다행히 그 뒤로 '공조'와 '꾼'이 흥행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반응을 얻었지만 그렇다고 현빈이란 배우가 크게 주목받았던 건 아니다. 그러니 내리 세 편의 기대작을 한꺼번에 들고 나오게 된 지금, 올 하반기는 현빈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시기다.
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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