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 뺨치는 영덕의 해학 '꾀쟁이 방학중'을 아십니까?
구한말부터 구전돼 내려오는 영덕만의 콘텐츠 '천하잡놈 꾀쟁이 방학중' 마당극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꾀쟁이 방학중 연극단'은 순수 일반인들로 구성돼 더 의미가 깊다. 이들은 매년 연말이나 연초에 정기공연을 하고 1년에 4회 정도 지역 축제에도 참가한다.
지난 8일 봉화군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경북북부권합창제에도 초청돼 축하공연을 하기도 했다. 단원들은 물오른 연기력으로 익살스러운 몸짓과 해학 넘치는 연극 한마당을 펼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꾀쟁이 방학중'은 영덕 구비문학의 인물 '방학중'을 재해석한 창작극으로 지역의 직장인, 가정주부 등 일반인이 참여해 2015년부터 맥을 이어오고 있다.
영덕군은 지난 2013년 10월 영덕군과 영덕문화원이 안동대학교 민속학연구소와 함께 개최한 '천하잡보 방학중의 해학과 풍자'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통해 방학중이라는 인물의 면모를 다른 각도로 조명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방학중 설화를 영덕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키우는 방안도 모색했다.
영덕군은 안동하회탈춤 전승자이자 연출가인 황영호 씨를 초빙해 주민들을 배우로 모집하고 노래와 율동, 그리고 연기를 지도해 지난 2015년 연말 '꾀쟁이 방학중'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다.
'천하제일 꾀쟁이 방학중' 창작연극은 방학중이 한양 가는 최진사를 따라나섰다 기발한 재치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고 최진사의 딸과 혼례를 한다는 내용이다.
2015년 첫 공연부터 계속 공연에 참가하고 있는 최병인(55·농업·창수면 인량리 이장) 씨는 "영덕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공연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해가 거듭될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단원들이 일과 이후 저녁 시간에 연습을 하기 때문에 힘든 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젊었을 때 배우의 꿈을 이룬 것 같아 즐겁다"고 했다.
2015년 첫 공연을 준비할 때 단원은 13명. 그 중 고등학생이 5, 6명 있어 공연을 훨씬 다채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더라도 시험과 입시 준비에 신경을 써야 해 공부와 연극을 병행하기 어려워 현재는 일반인들만 남았다. 일반인 단원들도 대부분 바뀌었다. 지금은 6명이 극단을 꾸려나가고 있다.
황영호 감독은 "영덕만의 좋은 문화 콘텐츠와 배우들의 지역 사랑 그리고 열정 덕에 지금까지 발전해 오고 있다. 지역 사회와 영덕군의 보다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후원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했다.
방학중 연극단은 향후 군민연극단으로 정식 창단을 고민하고 있다. 매년 단원을 모집하고 연습하고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발전적인 형태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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