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발전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인도네시아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한반도에서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종전선언을 포함한 남북미 관계 진전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도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 11일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오는 18∼20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전에 비준안 통과를 성사시키겠다는 것이다. 과속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조급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급증의 원인은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낸다는, 도박성이 다분한 전략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경제 협력은 불가역적 조치다. 돈이든 물자든 일단 지원하면 되가져올 수 없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도를 보이지 않으면 경협은 소득 없이 퍼준 꼴만 된다. 실패한 과거 북핵 협상이 그랬다. 대규모 중유 지원을 했지만, 북한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종전선언과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은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행동을 보인 이후에 검토할 사안이다. 특히 판문점선언을 법률화하는 국회 비준은 비핵화가 안 된 상태에서 ‘경협 대못 박기’라는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판문점선언에 들어 있는 경협사업에 얼마나 많은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지 검증이 안 됐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청와대는 비용 추계안을 낸다고 하지만 그것이 타당한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검증도 하지 않고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의 동력이라는 문 정부의 생각은 자기본위적 희망에 불과하다. 이렇게 현실을 보고 싶은 대로만 봐서는 김정은에게 또 속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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