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공사장 흙막이 붕괴…인접 상도유치원 '기우뚱'

입력 2018-09-07 16:28:37

주민 38명 대피...전문가 "유치원 기둥 전부 파괴…철거 불가피"
"유치원 바닥에 30~40㎜ 크기 균열...감리사 측이 무시"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유치원이 심하게 파손돼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 벽체가 무너져 근처 지반이 침하했고, 이로 인해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다.

사고가 난 다세대주택 공사장은 폭 50m에 높이 20m짜리 흙막이를 설치하는 공사가 80% 가량 진행된 상태였으며 이 사고로 전체 폭 중 40m가량이 무너져 흙이 쏟아졌다.

공사장과 인접한 상도유치원을 떠받치던 지반의 흙 일부가 흙막이를 뚫고 공사장으로 쏟아지면서 유치원이 중심을 잃고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일 0시께 상도4동 주민센터에 임시대피소를 마련해 근처 주민을 대피시켰고, 이후 6곳의 숙소에 주민을 분산시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7일 한국시설안전공단 정수형 평가본부장, 동명기술공단 김재성 기술사 등 전문가 5명과 구청 건축 담당자들이 포함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 오전 8시 30분께부터 오전 9시 40분까지 현장에서 정밀검사를 했다.

동작구는 이날 오전 10시께 상도4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대피한 주민들이 귀가해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붕괴사고가 예견된 일이었다는 주장이 교육당국을 중심으로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상도유치원 인근에서 벌어진 다세대주택 공사로 유치원에 이상징후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22일이다.

유치원 측이 구조안전진단업체에 맡겨 6월 29일과 7월 27일 실시한 1, 2차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8월 22일 3차 계측에서 '약간의 이상징후'가 확인돼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에 즉시 통보됐다.

교육청은 이달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상도유치원, 구조안전진단업체, 다세대주택 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동작구청에도 회의참석을 요청했으나 구청 측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사고현장에서 상도유치원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유치원 바닥에 30~40㎜ 크기 균열이 발생했었다"면서 "계속해서 항의했지만, 감리사 측이 괜찮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