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대표의 수도권 공기관 지방 이전, 지방세제 개편,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등의 제안은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오랜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균형발전, 지방분권을 공약해놓고는, 하릴없이 미적대는 사이에 여당 대표가 총대를 메고 나섰으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이 대표의 대표연설은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수도권 공기관 122개, 직원 5만8천 명을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발상부터 경이롭다. 청와대는 이미 수도권과 관료들의 반대 논리에 굴복해 추가적인 공기관 이전을 포기하고, 기존 혁신도시를 업그레이드하는 ‘혁신도시 시즌2 사업’을 추진하는 참이었다.
‘혁신도시 시즌2’는 지방정부가 특화산업과 산학연 클러스터를 추진하는 계획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전형적으로 책상머리에서 나온 구상일 뿐이다. 이 대표가 전격적으로 공기관 이전 추진을 선언했지만,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수도권 이기주의와 공기관의 반대, 자유한국당의 발목잡기 등을 극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
지방세제 개편은 현 정부 들어 이런저런 말만 오갔을 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사안이다. 이 대표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6대 4까지 개선하겠다고 하니 바람직한 발상이다. 중앙사무를 획기적으로 지방으로 이양하는 ‘지방이양일괄법’ 제정도 서두르는 것이 옳다.
여당 대표가 청와대·정부와 협의 없이 선도적으로 굵직한 사안을 발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대표가 지지부진하고 갈팡질팡하는 청와대·정부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대표가 시의적절하고 올바른 제안을 내놓은 만큼 청와대·정부는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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