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비 예산 '경북 패싱' 상황에 경북도의장배 골프대회라니

입력 2018-09-05 05:00:00

최근 정부의 국비 예산 '경북 패싱'으로 경북도가 내년에 힘든 상황을 맞았는데도 경북도의회가 '의장배 골프대회'를 추진, 빈축을 사고 있다.

경북도의회는 17일 포항의 한 골프장에서 의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지난달 31일 도의원들에게 '의원 간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고자 이달 중순에 의장배 골프대회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두고 먼저 도의원 사이에서부터 문제가 됐다. 이날 문자를 받은 의원 가운데 일부는 "경북도 예산이 수조원이나 삭감됐는데 도의원들이 한가로이 골프나 치고 있다면 도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며 "문자를 받고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역대 최고, 최장의 폭염 탓에 농가와 어민들의 피해가 적잖은데다 국비 예산까지 대규모로 삭감된 마당에 도의원들이 골프대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골프대회를 취소해야 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재도 민주당 의원(포항7)은 "여당 도의원으로서 경북도 예산이 깎인 것에 대해 한없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 의장단에 골프대회 취소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본예산(428조8천억원)보다 10% 가까이 증액(41조7천억원)된 슈퍼예산임에도 오히려 경북도는 5조4천여억원을 건의해 3조1천635억원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같은 당 정세현 의원(구미1)도 "골프라는 종목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폭염 복구, 국비 확보 등 시급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골프대회를 여는 것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하더라도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했다.

의장배 골프대회를 두고 논란이 일자 장경식 의장(포항5)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장 의장은 "문자가 잘못 전달됐다. 의장배가 아니고 오로지 친선 도모행사로 자발적 참여자로 한정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북도의회는 4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제303회 임시회를 개최했다. 임시회는 13일까지 열린다. 도의회는 당초 독도에서 임시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태풍 '제비' 영향 등으로 입도가 어려워 독도 임시회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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