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이 울퉁불퉁해 '악어 배'로도 불리는 '아보카도'는 중남미가 원산지다. 특히 멕시코는 세계 최대의 아보카도 생산국으로 전 세계 재배 면적의 약 30%를 차지한다. 멕시코 아보카도의 주 소비지는 미국으로 시장 점유율이 80%다.
그런데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국경 장벽을 세우고 멕시코 상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자 CNN은 "아보카도가 어디서 오는지 잊었나"며 일침을 놓았다. 블룸버그통신도 "2월 슈퍼볼이 과카몰리를 마음껏 즐길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빈정댔다. 과카몰리는 프로미식축구 결승전 기간이면 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으로 으깬 아보카도와 토마토, 양파를 넣은 멕시코 요리다.
아보카도를 둘러싼 논란은 호주에서도 벌어졌다. 이른바 '아보카도 토스트 논쟁'인데 높은 호주의 집값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엉뚱하게도 아보카도에 옮겨붙었다. 2016년 대형 회계법인의 파트너 버나드 솔트의 신문 칼럼이 발단이다. "브런치 카페에서 22달러짜리 아보카도 토스트를 먹지 않고 아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그의 주장에 "48년간 아보카도 브런치를 먹지 않고 참아야 겨우 계약금을 마련한다"며 조롱하는 글이 SNS에 넘쳐났다.
시드니의 경우 소득 대비 집값이 세계 2위, 멜버른은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싸 청년들 원성이 자자하다. 소득은 소걸음인데 집값이 오르는 속도는 미사일 수준이라 젊은 세대의 좌절감은 호주나 우리나 마찬가지다.
그제 금융당국이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전세 대출 보증을 일부 제한하려다가 여론이 들끓자 한 발 물러섰다. 무주택자는 부부 합산 연 소득이 7천만원을 넘어도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천장이 뚫렸다'고 할 만큼 비싼 집값 때문에 전세를 사는 서민들 처지를 도외시한 발상이 긁어 부스럼 만든 꼴이다. 요즘 수도권과 일부 지방 대도시는 "오늘이 최저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집값이 오름세다. 미국과 호주에서 벌어진 사회적 갈등이 보여주듯 아보카도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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