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린이집 '아동 학대' 의혹 제기… 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18-08-31 20:00:00

피해 어린이 부모 "아이 몸에 멍자국, 때렸냐고 물으니 '네, 아니오' 모두 대답"

대구 성서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성서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달서구 이곡동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3세 원생이 보육교사로부터 학대받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아동 부모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이 폭력을 휘두르고 몸에 멍이 드는 등 심리적, 신체적 학대 피해가 의심된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올해 말문을 떼고 지난 3월 어린이집에 입학한 아이가 최근 '죽자, 엄마 죽자'고 말하고, 부모에게 이불을 덮고 때리거나 끈으로 부모 목을 조르는 등 전에 없던 폭력적 행위를 보인다는 내용이다. 또 이달 들어 아이가 칭얼거리며 어린이집 가기를 꺼리거나 신체 고통을 호소했으며 평소보다 쉽게 잠들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3세 원아를 학대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원아의 아버지 김모(가명) 씨는 아이 종아리와 허벅지에 각각 멍과 붉은 자국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김 씨 제공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3세 원아를 학대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원아의 아버지 김모(가명) 씨는 아이 종아리와 허벅지에 각각 멍과 붉은 자국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김 씨 제공

작성자 김모(가명·35) 씨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가 씻지 않으려고 해 몸을 살펴보니 엉덩이와 허벅지에 폭이 성인 손가락 세 마디쯤 되는 붉은 직사각형 멍이 있었다. 선생님이 때렸느냐고 묻자 '네, 아니요'를 모두 답했고, '엄마 쉿, 알지?'라며 누군가로부터 교육받은 듯한 말도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어린이집 CCTV를 조회한 결과 담당 보육교사가 아이들 팔을 과격하게 끌어당겨 앉히거나, 아이들을 발로 툭 치고 지나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봤다. 아동 학대를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최근 1주일 간 어린이집 내부를 촬영한 CCTV 영상을 확보해 조사하는 한편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을 상대로 가혹 행위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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