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소신 굽히지 않은 점 높게 평가…국정원 개혁 적임자"
李 발탁, 국방장관 교체와 함께 권력기관 쇄신 의지 부각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단행한 장관 및 차관급 인사에서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으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깜짝' 발탁됐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이어 이전 정부에서 사실상 좌천을 당한 인사가 중용되는 일이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공안통이자 감찰업무 전문가로 꼽히는 이 실장은 2015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추천으로 박근혜정부의 초대 특별감찰관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 문제로 청와대와의 갈등설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감찰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이뤄지면서 2016년 8월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사표 제출'이라는 형식을 갖췄지만 사실상 축출을 당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 실장 역시 그해 12월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해 "우 전 민정수석을 수사하기로 하자 청와대에서 국기문란 행위라고 했고, 검찰이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핸드폰과 업무일지까지 빼앗긴 상황에서 공직자로 더는 업무를 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잠시 멀어져 있던 이 실장은 정권교체 후 처음 단행된 개각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낙점되면서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실장의 임명 배경에 대해 "사회정의 구현에 기여해온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며 "국가정보원의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한 것과 더불어 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전 정부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소신'을 지킨 점 역시 후한 평가를 받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인 면을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지검장과 노 차관이 이번 정부에서 중용된 데도 비슷한 배경이 자리하고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지검장은 2013년 국정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수사하던 과정에서 외압 의혹을 폭로하며 이른바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 일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으로 전보됐으나 문 대통령의 당선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한 귀환'을 했다.
노 차관도 박근혜정부 당시 승마협회 감사 보고서에 최순실 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당하고 좌천됐으나,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에 의해 문화부 2차관으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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